한나라 ‘물귀신’ 압박
골프 파문 ‘반사이익’
당 지지도 1%P 회복
골프 파문 ‘반사이익’
당 지지도 1%P 회복
한나라당은 13일 이해찬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로 못박으면서, 관련 기업의 특혜의혹을 거듭 제기하는 등 ‘전선 확대’에 주력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열린우리당 안에서도 이 총리 퇴진 요구가 대세인 것 같은데, 국민 여론을 정확히 읽은 것으로 환영한다”며 “해임되더라도 관련 기업들의 특혜 의혹 등은 낱낱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이 총리가 해임되면 총리가 제청한 장관들도 함께 물러나는 게 정치적 도리”라고 압박 범위를 넓혔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물러나면, 지금까지 할 말이 있어도 눈치를 보던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제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김해공항에서 이 총리를 마중하고 배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골프 모임이 ‘청탁을 위한 자리’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하려 애썼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총리 사퇴 이후에는 정경유착과 부당거래에 대한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이 총리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실제로 골프 파문의 반사이득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떨어졌던 당 지지도가 이제 거의 만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최연희 의원 사건이 터진 직후 실시된 자체 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전국적으로 2%포인트 떨어졌다가, 이 총리 골프 사건 직후인 지난 6일 조사에서는 1%포인트 정도 회복됐다”며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고 주가조작 의혹 등이 터져나오면서 상황은 더욱 호전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에서는 막상 이 총리가 사퇴할 경우,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는 최연희 의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이 총리가 사퇴하면, ‘최 의원, 너는 뭐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며 “최 의원이 스스로 사퇴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조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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