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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야인’ 추부길에게도 건넸는데…현정권 실세로 번질지 주목

등록 2009-03-23 09:21

추씨 작년6월 청와대 떠나→7월 세무조사→9월 로비
‘세무조사 무마’ 약속 개연성…검찰은 “실패한 로비”
MB측근 경제인 ‘로비설’ 나돌아…‘검찰 칼끝’ 주목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1년차 때 핵심 인물로 꼽혔던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현 정권 실세들로 확대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널리 알려진 후원자로서 ‘정권 차원’의 전방위 내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던 만큼, 현 정부에서 확실하고 든든한 ‘배경’이 무엇보다 절실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실패한 로비”라며 선을 그었다. 박 회장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차질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추 전 비서관이 돈을 받고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거나 로비가 먹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는 추 전 비서관의 개인적인 일로 보인다. 비서관 직책을 이용한 비리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더라도 여기(개인 비리)에 한정하지 않고 수사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6월 말 청와대를 떠났다. 한 달쯤 지난 7월31일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시작됐고, 돈과 청탁이 이뤄진 시기는 그보다 두 달 뒤인 9월이라고 한다. 이처럼 박 회장이 이미 요직에서 물러난 추 전 비서관에게 줄을 댄 까닭은, 추 전 비서관이 여전히 요로에 힘을 쓸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회장이 먼저 추 전 비서관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추 전 비서관이 사정기관의 주요 관심대상이던 박 회장한테서 서슴없이 돈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한 ‘자신감’의 반영으로 읽힌다. 그가 박 회장 쪽에 구체적인 ‘약속’을 해줬을 개연성도 엿보인다. 지난해 11월 정치권에서 ‘박 회장 구명 로비설’이 돌던 즈음에, 추 전 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묻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물론 박 회장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추 전 비서관에게 청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 로비를 할 만큼 권력의 생리를 잘 아는 박 회장이 추 전 비서관 한 명만을 바라보고 억대의 구명 로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추 전 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자 현 정권 최고 실세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수사를 둘러싼 관심은 다급한 처지의 박 회장이 또 다른 경로로 현 정권에 로비를 했을 가능성에 모아진다. 실제로 검찰 안팎에선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경제인 ㅊ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로비를 받았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까지 추 전 비서관 말고 다른 유력 인사가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연루된 사실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비 리스트’를 쥐고 있는 박 회장이 이를 무기 삼아 압박성 로비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참여정부는 물론 현 집권세력까지 다칠 수 있다는 뜻을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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