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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무현 서거 1주기’ 수만명 봉하마을 찾아

등록 2010-05-22 14:36수정 2010-05-23 09:36

추모의 집 앞에 내걸린 노 전 대통령 걸개 그림. 허재현 기자
추모의 집 앞에 내걸린 노 전 대통령 걸개 그림. 허재현 기자
노란 바람개비·추모리본으로 ‘아름다운 바보’ 기려
묘역조성·민주올레·추모굿 등 다양한 추모행사 마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봉하마을에 다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21일 하루에만 수만여명의 추모객이 봉하마을을 찾았고, 22일 오전에도 몰려드는 차량으로 주차장은 물론 마을 앞 논 가에도 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마을 곳곳에 내걸린 노란 바람개비와 추모 리본이 바람에 흩날리고, 국화를 들고 묘소 앞을 향하는 추모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추모객들은 1년 전의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 한결 차분한 모습이었다. 추모객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앞에서 참배를 하고 노 대통령이 몸을 던진 ‘부엉이 바위’ 위로 조용히 발길을 옮길 뿐이다.  

추모객들 가운데에는 연휴를 맞아 나들이 겸 찾아온 가족들이 가장 많았고,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군산시 나포면 서포리에서 온 30여명의 마을 주민들은 1박 2일 여행길의 첫 코스로 이곳을 찾았다. 이월순(64)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해 너무 속이 상했다”며 “이웃들을 설득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1년 동안 봉하마을에는 새로운 건물이 많이 들어섰다. 지난해 9월 22일에는 노 전 대통령 생가가 복원됐고, 그 옆에 아름다운 봉하가게가 들어서 노 전 대통령 회고록 등이 팔리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도 문을 열었다.

추모의 집은 봉하마을에서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다. 생가 쉼터 건너편에 있던 농가 창고를 개조해 120평(약 397m²) 규모의 가설 건물로 마련한 추모의 집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품들과 평소 타고 다니던 자전거와 밀짚모자 등이 전시돼 있다. 한창 붐빌 때는 바깥에서부터 줄을 서지 않으면 못 들어갈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선 묘역 새 단장이 한창이다. 봉화산 줄기가 마을과 만나는 어귀 자락에 1,060평(3504m²)에 걸쳐 조성되고 있는 새 묘역에는 ‘아주 작은 비석’ 주변에 박석(바닥 돌)을 깔아 시민들의 추모 글귀 15,000여개를 함께 뉘었다. 모두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마련했다. 공사 때문에 비석 앞을 가보지 못하는 추모객들은 묘역 앞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비석 사진 앞에 국화를 놓고 참배를 올리고 있다. 별도의 교육을 받은 18명의 묘역 해설 자원봉사자들이 오늘부터 추모객들에게 새 묘역을 안내할 예정이다.

참배를 마친 추모객들은 대부분 노 전 대통령이 몸을 던졌던 봉화산 부엉이 바위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부엉이 바위 밑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귀를 담은 리본이 나뭇가지 곳곳에 매달려 있고, 앙증맞은 크기의 아기 돌무덤이 쌓여 있다.

봉화산 중턱의 부엉이 바위 앞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을 의식한 듯 추모객들이 갖다 놓은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있고 부엉이 바위 앞에 놓인 철조망에는 시들어 버린 국화와 아직 생기를 잃지 않은 국화들이 나란히 함께 걸려 있다.

부엉이 바위를 찾은 추모객들은 저마다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는다. 김아무개(52·대구시)씨는 “노 전 대통령이 외로울까 봐 시간 날 때마다 찾고 있다”며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손기철(36·화성시)씨는 “최근 노 전 대통령이 꿈에 자주 나타나 미안한 마음에 봉하마을을 찾았다”며 “살아생전 원망을 많이 한 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본격적인 추모행사는 22일 저녁부터 시작됐다. 저녁 8시 봉화산 부엉이 바위 아래에서는 문화 예술인들이 추모 굿을 벌였고, 23일 오전 11시에는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창초교에서 봉하마을까지 걷는 민주 올레 행사가 열린다. 같은 시각 봉화산 정토원에서는 ‘추모 법회’가 열리고 오후 2시부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이 노 전 대통령 묘역 옆에서 엄수된다.

1주기 추도식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맡고 참배객 100명이 고인의 서거 일을 상징하는 523마리의 나비를 묘역에서 날리는 의식 등을 진행한다. 

추도식에는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인 한명숙, 유시민, 안희정, 김두관 후보 등이 참석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 대표도 경남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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