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용산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신종 인플루엔자 A’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정부는 모든 학교에서 날마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도록 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신종플루 확산 비상
수도권 67살 남성…폐렴 증세 입원 이틀만에
“천식 앓다가 한달 전부터 발열증세 나타났다”
수도권 67살 남성…폐렴 증세 입원 이틀만에
“천식 앓다가 한달 전부터 발열증세 나타났다”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감염으로 인한 세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15·16일 신종 플루에 감염돼 2명이 잇따라 숨진 지 11일 만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27일 “수도권에 사는 67살 남성이 지난 25일 폐렴 증세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다 폐렴이 악화돼 패혈증 쇼크로 이날 숨졌다”며 “입원 다음날인 26일 병원 자체 검사에서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나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종 확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천식을 앓아온 이 남성은 한 달 전부터 기침·가래 등의 증세가 나타났으나, 평소의 천식 증상으로 여기고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8일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자 집 근처 의원을 찾았으나 신종 플루 검사나 치료는 받지 않았다. 이 남성은 24일부터 증세가 악화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자 25일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이틀 뒤 결국 숨졌다.
대책본부는 이 남성이 신종 플루에 감염됐는지 확인 검사를 벌이는 한편, 역학조사반을 병원에 보내 자세한 사망 경위와 주변 사람들의 감염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아직까지 이 남성을 치료한 의료진이나 가족 중에 신종 플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최근 외국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 번째 사망자가 나옴에 따라, 국내에서도 신종 플루가 본격적인 확산기에 접어들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등이 참가하는 합동대책본부를 구성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현재 국내 신종 플루 감염자는 3705명이며, 이 가운데 1000여명이 병원이나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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