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손상 병력있는 여아
신종플루 확진 뒤 투약
폐색전증 등으로 숨져
신종플루 확진 뒤 투약
폐색전증 등으로 숨져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가 듣지 않는 내성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사고로 뇌 손상이 있는 1살 여자아이(수도권 거주)가 지난달 16일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타미플루를 투약했지만 지난 1일 폐렴과 폐색전증 등으로 사망했으며, 이 아이의 검체에서 지난 9일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아이는 지난달 16일부터 5일 동안 타미플루를 투여했으나 폐렴 등 임상 증상이 계속 악화됐다. 그 직후인 지난달 22일부터 타미플루 투약 용량을 두 배로 늘렸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이에 앞서 5살 아이와 항암치료를 받던 어른 1명도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확인됐으나, 이들은 타미플루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리렌자를 써서 모두 완치됐다.
하지만 이번에 숨진 아이의 사망 원인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인지, 아니면 신종 플루 자체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먼저 내성이 없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타미플루를 썼으나 몸의 면역 상태가 떨어져 잘 낫지 않았고, 그러다 결국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게 됐을 개연성도 있다.
사망한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는 신종 플루 확진 환자 1명과 의심 환자 2명이 있었으나 모두 완치됐고, 평소 이 아이가 폐렴 등을 자주 앓아왔고 뇌 손상 등이 있어 면역력이 특히 약했기 때문에 사망까지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발열, 기침 등 신종 플루 증상이 나타난 뒤 타미플루를 투여해도 결국 숨진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며 “애초부터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돼 타미플루가 듣지 않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숨진 것인지 아니면 뇌 손상을 가지고 있는데다 면역력이 매우 약한 1살이기 때문에 숨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