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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무작정 열심히’ 대신 ‘나무보다 숲 먼저’ 보길

등록 2007-01-14 22:16

신을진/한국싸이버대 교수
신을진/한국싸이버대 교수
학습 클리닉

미정이의 가장 큰 불만은 같은 분량의 내용을 공부하는 데 다른 학생들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꼼꼼하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답답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선생님께서 절대 시험에 내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부분까지도 건너뛰질 못하고 자세히 읽고 심지어 외우기까지 하지 않으면 다음 진도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점수가 나쁘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과 견줘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잔뜩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서 투덜거리는 미정이. 하지만 공부에 관심조차 없는 학생들을 주로 많이 만나게 돼서인지 미정이의 불만은 오히려 기특하기까지 하다. 미정이의 그런 불만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당찬 욕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이야 그다지 성에 차지 않겠지만, 오히려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임에 틀림없다. 다만 한가지, 너무 세세한 내용을 완벽하게 공부해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안목을 가지도록 해줄 필요는 있다.

미정이와 함께 연습을 한번 해봤다. 이 연습은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큰 제목을 먼저 보고, 그 안의 소제목을 읽어보도록 한다. 그리고 난 다음 아직 내용을 읽기 전에 책에 나와 있는 그림이나 도표 등을 먼저 보면서 그 안에 어떤 내용의 글이 나와 있을지 한번 상상을 해보도록 한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인지 아니면 생소한 내용인지 구별해 보도록 한다. 이런 방법은 ‘개관하기’라고 하는 것으로, 공부하려는 내용의 밑그림을 미리 그려서 더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해야 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미리 생각해 보는 연습이다. 공부하고자 하는 분량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길어도 5분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미정이에게 일정한 분량을 정해주고 ‘개관하기’를 해보라고 하자 예의 그 습관이 발동해 5분이 아니라 10분이 넘어가도 끝내질 못한다. 자꾸만 그 내용에 눈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언 아닌 조언을 주게 되었다. “미정아, 너무 열심히 공부하지 마라.” 물론 이 말은 공부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미정이는 잘 알고 있었다.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리기 전에 너무 빨리 세부적인 내용을 열심히 외우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정이가 이 방법을 보다 잘 사용해 덜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몇 차례의 연습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익숙해지면 미정이의 꼼꼼하고 완벽하게 공부하려는 욕심은 적절한 순간에 그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학교 상담학부 교수 ejshin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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