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서울 성곽안 도심의 모습을 옆쪽에서 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테마별로 떠나는 체험학습 / 서울 인왕산·경북 고령 주산을 찾아서
겨우내 집안을 떠나지 못했던 답답함을 자녀들과의 나들이로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을 오르며 자연의 작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왕 오르는 산에서 옛 도읍지의 아름다움과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 서울 인왕산과 낙산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은 지금의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로 네 개의 산이 안고 있는 곳을 그 터전으로 삼고 있다. 남산(목멱산)을 비롯해 북악(백악), 인왕산, 낙산(타락산)의 안 자락이다. 그 가운데 한양 서쪽에서 백호 역할을 하던 인왕산과 동쪽에서 청룡 역할을 하던 낙산을 답사처로 삼아 떠나 본다.
인왕산을 오르는 길은 무악(3호선 독립문역)의 국사당과 선바위에서 시작하는 길과 사직단에서 시작하는 길 두 가지다. 이렇게 시작해 서울성곽의 서쪽 부분에 이르게 되면 그 성곽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인왕산에 올라갈 수 있다. 산 길 곳곳에 아직 군부대 초소가 남아있지만 별다른 제지는 없으며 인왕산 정상을 돌아 자하문(창의문)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1시간 안팎의 등산이지만 물을 마실 곳이 없으므로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
사직단에서 오르다보면 정상 조금 못 미쳐 오른쪽으로 경복궁을 비롯한 옛 한양의 중심 영역을 볼 수 있다. 멀리 창덕궁과 창경궁, 종묘의 모습에 한 눈에 들어와 조선시대 성관을 상상할 수 있다. 여기 저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확인하는 동안 옛 도읍지 한양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낙산은 대학로 남쪽 이화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산이라고 하지만 워낙 낮은 탓에 대학로에서 조차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야트막한 경사로를 올라가면 제법 시원한 정상에서 서울성곽 안으로 도심을 옆에서 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대학로 뒤로 보이는 종묘 숲이 백악까지 연결되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인왕산 가는 길에=무악의 선바위는 장삼을 입은 스님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아래 국사당은 원래 남산에 있었는데 일제시대 신궁을 지으며 이곳으로 옮겼다. 자하문은 서울 성곽의 소문 가운데 하나로 북소문이다. 사직단은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종묘와 더불어 중요한 도읍 구성 요소다. 낙산 가는 길에=이화장은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던 곳으로 약간의 사진과 유물이 전시돼 있다. 낙산에 오르면 중턱에 낙산의 내력을 보여주는 작은 전시관이 있다. 동소문인 혜화문은 근래 복원했다. ● 경북 고령 주산 우리 역사에서 아이들이 잘 모르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가야다. 가야는 한 나라로서 힘을 내기보다는 연맹체로서 힘을 발휘했다. 전기 가야연맹은 낙동강 하구 김해의 금관가야가 이끌었으나 고구려 광개토왕의 공격으로 힘을 잃었다. 그 뒤 후기 가야연맹을 이끈 나라가 대가야이며 그 도읍지가 지금의 경북 고령이다. 근처 풍부한 철산지와 낙동강의 지류를 바탕으로 널리 세력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가야 역시 관산성(옥천)전투에서 성왕이 이끄는 백제 편에 섰다가 신라군에 궤멸당한 뒤 얼마 가지 않아 멸망했다. 그 아쉬운 역사를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지산동고분이다. 수백여 개에 이르는 지산동고분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대가야박물관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주산(主山)에 올라가 고분군을 둘러봐야 한다. 조금 경사가 있긴 하지만 한참 올라가면 왕릉전시관에서 복원해 놓은 44호분을 비롯해 수많은 대형 고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산의 능선을 구슬처럼 꿰어가는 고분의 모습과 산 정상에서 보이는 고령, 고령을 둘러싼 산의 모습은 초봄 답사를 뿌듯하게 만들어준다. 1시간 정도 등산이면 충분하다. 주산 가는 길에=주산 입구에는 대가야박물관과 왕릉전시관이 있으며 근처에 우륵박물관이 있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해인사와 더불어 1박2일 정도의 일정으로 답사를 다녀오면 좋다. 글·사진 박광일/여행칼럼니스트
인왕산 가는 길에=무악의 선바위는 장삼을 입은 스님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아래 국사당은 원래 남산에 있었는데 일제시대 신궁을 지으며 이곳으로 옮겼다. 자하문은 서울 성곽의 소문 가운데 하나로 북소문이다. 사직단은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종묘와 더불어 중요한 도읍 구성 요소다. 낙산 가는 길에=이화장은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던 곳으로 약간의 사진과 유물이 전시돼 있다. 낙산에 오르면 중턱에 낙산의 내력을 보여주는 작은 전시관이 있다. 동소문인 혜화문은 근래 복원했다. ● 경북 고령 주산 우리 역사에서 아이들이 잘 모르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가야다. 가야는 한 나라로서 힘을 내기보다는 연맹체로서 힘을 발휘했다. 전기 가야연맹은 낙동강 하구 김해의 금관가야가 이끌었으나 고구려 광개토왕의 공격으로 힘을 잃었다. 그 뒤 후기 가야연맹을 이끈 나라가 대가야이며 그 도읍지가 지금의 경북 고령이다. 근처 풍부한 철산지와 낙동강의 지류를 바탕으로 널리 세력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가야 역시 관산성(옥천)전투에서 성왕이 이끄는 백제 편에 섰다가 신라군에 궤멸당한 뒤 얼마 가지 않아 멸망했다. 그 아쉬운 역사를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지산동고분이다. 수백여 개에 이르는 지산동고분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대가야박물관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주산(主山)에 올라가 고분군을 둘러봐야 한다. 조금 경사가 있긴 하지만 한참 올라가면 왕릉전시관에서 복원해 놓은 44호분을 비롯해 수많은 대형 고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산의 능선을 구슬처럼 꿰어가는 고분의 모습과 산 정상에서 보이는 고령, 고령을 둘러싼 산의 모습은 초봄 답사를 뿌듯하게 만들어준다. 1시간 정도 등산이면 충분하다. 주산 가는 길에=주산 입구에는 대가야박물관과 왕릉전시관이 있으며 근처에 우륵박물관이 있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해인사와 더불어 1박2일 정도의 일정으로 답사를 다녀오면 좋다. 글·사진 박광일/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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