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
경시대회,어떤과목 선택할까?
작년에 중학교 1학년인 아이를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에 보내겠다는 학부모와 상담을 했다. 그 학부모는 학원에서 들은 정보 때문에 선입견과 기대감이 뒤엉켜 있었지만, 정작 아이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없었다. 내가 보기엔 민사고에 입학할 만큼 전방위적인 재능을 지닌 아이는 아닌 것 같았다. 특히 민사고가 요구하는 비인간적인(?) 영어수준에 도달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도 학부모는 겨우 150명 선발하는 민사고 입학에 눈이 멀어 있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컴퓨터 알고리즘에 엄청난 관심과 의욕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그런 가능성을 더 개발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민사고 보내려구요”와 “학원에서는 화학 경시를 권하던데요”라는 기막힌 답이 돌아왔다. 상담 끝에 과학고로 목표를 바꾸고, 정보 경시대회 준비를 시작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학생은 나름대로 빼어난 성취를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경기권 과학고들의 경우 경시대회 가산점이 없으면 거의 합격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수학·과학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아니 주로 이들의 부모들)은 경시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학원에서는 화학 경시대회를 많이 권하는데, 그 속내는 뻔하다. 물리나 생물 전공자도 중등 경시 수준의 화학은 어지간히 가르칠 수 있어, 강사 수급이 제일 쉽다. 물론 학원에서는 ‘화학 경시대회의 입상자 숫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그만큼 확률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입상자가 많은 만큼 응시자도 많기 때문에 입상 확률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은 아니다. 경시대회 과목 선정의 기준은 딱 두가지다. 첫째, 학생이 유별난 관심을 보이는 영역이 있다면 주변에서 뭐라 해도 그 분야를 택하는 게 맞다. 중등부에서는 수학·물리·화학·생물 외에도 천문·지구과학·정보 경시대회가 있다. 둘째, 수학·과학 전반에 걸쳐 두루 재능과 관심이 있다면 보편적인 쓰임새가 큰 수학이나 정보 중에서 택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경시대회 준비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학원들에서는 하나같이 ‘초등학교 시절에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답할 것이다. 심지어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찾아가서 상담해보면 ‘선행학습이 안 되어있어 경시대회반에 넣어줄 수 없다’는 학원도 있다. 그러나 학원에서 등록을 거부하는 것은 진짜로 ‘늦어서’가 아니라, 수강생들의 진도가 들쭉날쭉하면 효율적인 학사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고의 경시대회 실적을 자랑하는 강남의 한 학원장은 “될 놈은 늦게 시작해도 되고, 안 될 놈은 아무리 일찍 시작해도 안 된다”고 일갈한다. 재능과 의욕만 있다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으니, 조바심내지 말기 바란다. 학원에 대한 의존이 가장 당연시되는 영역이 바로 특목고 입시다. 특목고라는 걸 만들어놓고는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을 공교육에서 전혀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학원에 ‘휘둘리는’ 일은 예방할 수 있도록 주의하기를.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현재 서울·경기권 과학고들의 경우 경시대회 가산점이 없으면 거의 합격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수학·과학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아니 주로 이들의 부모들)은 경시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학원에서는 화학 경시대회를 많이 권하는데, 그 속내는 뻔하다. 물리나 생물 전공자도 중등 경시 수준의 화학은 어지간히 가르칠 수 있어, 강사 수급이 제일 쉽다. 물론 학원에서는 ‘화학 경시대회의 입상자 숫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그만큼 확률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입상자가 많은 만큼 응시자도 많기 때문에 입상 확률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은 아니다. 경시대회 과목 선정의 기준은 딱 두가지다. 첫째, 학생이 유별난 관심을 보이는 영역이 있다면 주변에서 뭐라 해도 그 분야를 택하는 게 맞다. 중등부에서는 수학·물리·화학·생물 외에도 천문·지구과학·정보 경시대회가 있다. 둘째, 수학·과학 전반에 걸쳐 두루 재능과 관심이 있다면 보편적인 쓰임새가 큰 수학이나 정보 중에서 택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경시대회 준비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학원들에서는 하나같이 ‘초등학교 시절에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답할 것이다. 심지어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찾아가서 상담해보면 ‘선행학습이 안 되어있어 경시대회반에 넣어줄 수 없다’는 학원도 있다. 그러나 학원에서 등록을 거부하는 것은 진짜로 ‘늦어서’가 아니라, 수강생들의 진도가 들쭉날쭉하면 효율적인 학사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고의 경시대회 실적을 자랑하는 강남의 한 학원장은 “될 놈은 늦게 시작해도 되고, 안 될 놈은 아무리 일찍 시작해도 안 된다”고 일갈한다. 재능과 의욕만 있다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으니, 조바심내지 말기 바란다. 학원에 대한 의존이 가장 당연시되는 영역이 바로 특목고 입시다. 특목고라는 걸 만들어놓고는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을 공교육에서 전혀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학원에 ‘휘둘리는’ 일은 예방할 수 있도록 주의하기를.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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