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비밀
명색이 공부법 칼럼인데 대입제도에 대해 쓰려니 좀 어색하다. 하지만 2008 대입제도의 표류로 인한 피해를 뒤집어쓰고 있는 ‘저주받은 89년생’들에게 가장 다급한 것은 백가지 공부법보다 한가지 ‘공부전략’일 것이다. 새 대입제도의 ‘숨은 비밀’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수시 일반전형(일반우수자전형)은 대체로 논술 위주 전형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와 대학간에 벌어지는 내신반영비율 논란은 정시에 국한된 것이다. 수시에서는 명목상 반영비율과 실질반영비율간의 괴리가 여전할 것이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학생부와 논술의 비율이 대략 50:50 가량 되는데, 학생부의 교과영역(내신성적) 실질반영률은 한자리수 퍼센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수시 1학기(대부분의 대학이 폐지했으나 일부 잔존해 있다)에서 홍익대의 경우 학생부를 70% 반영하지만 내신 실질반영비율은 7%이다. 따라서 논술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은 과감한 수시2학기 지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둘째, 내신성적에 핸디캡이 있는 학생들은 정시 수능우선선발에 많이 기대하고 있으나, 수능우선선발은 생각보다 좁은 문이다. 일단 원하는 수능등급이 나오지 않으면 수능우선선발에서 탈락하고 ‘내신50%+수능40%+논술10%’의 전형적인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진입해야 한다.
또한 정시전형에서는 통상 많은 중복합격자가 발생하는데, 중복합격으로 인한 결원을 어떻게 충원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결원으로 인한 추가합격자를 선정할 때 수능우선선발 탈락자를 별도로 분류하여 우선적으로 선정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수능우선선발의 실질 정원은 꽤 적은 것이다.
셋째, 외고·자사고생이 서울대 가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최근 서울대의 내신 실질반영비율은 정시에서 2%대에 불과했으므로, 내신성적상의 불리함을 수능으로 커버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서울대에서 수능을 1단계를 거르는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2단계에서 내신+논술·구술만으로 선발하기로 한 데다가,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대폭 상승할 전망이어서 외고생에게 불리하다. 자연계열의 경우 논술·구술 주제가 수학·과학으로 국한되므로, 과학고생은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에 비해 그나마 논술·구술에서는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문계열 논술·구술에서는 외고·자사고생이 과학고생에 견줄 만한 우위 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서울대 수시 특기자 전형도 내신성적이 작용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외고생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기자전형 인문계열 최종합격자 가운데 외고생 비율은 최근 3년간 30% 안팎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특기자전형 정원 중 인문계열 비중은 1/4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올해 전국의 외고생 가운데 서울대 수시에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은 많아야 100명을 넘기 어렵다.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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