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
자연계열 논술, 본고사라고 봐도 무방
얼마 전에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출제에 관여한 교수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 내가 ‘자연계열 모의고사 문제들이 너무 본고사적이지 않냐’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그게 원래 출제방침’이라는 것이었다!
교육부는 2005년에 이른바 ‘논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수학과 과학에서 풀이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본고사적 문제로 규정하고 금지했다. 실제로 2006년에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몇몇 대학의 수시 자연계열 논술 문제를 본고사적 유형으로 분류하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여러 대학들이 발표하고 있는 자연계열 논술 모의고사 문제들을 보면, 이런 가이드라인이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일단 인문계열 논술고사의 경우 배경지식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반면, 자연계열 논술고사에는 상당한 수준의 수학·과학 배경지식이 전제되어야만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추론 과정에 따라 여러 가지 답안이 나올 수 있는 문제보다는, 뻔히 ‘모범답안’이 존재하는 유형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버젓이 특정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도 보인다. 이건 아무리 봐도 변형 본고사이지, 논술이 아니다. 이런 문제들이 출제된다면 주입식 교육의 전통(?)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어 우리나라 학습문화의 진보를 계속 정체시킬 것이고, 사교육업계는 자연계열 논술이라는 또하나의 ‘큰 시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사후 심의’를 원칙으로 한다며 손을 놓고 있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자연계열 학생들은 결국 현실적으로 본고사적 유형의 논술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배우는 범위가 아닌 개별적 선택과목에서 출제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화·생·지Ⅰ은 대부분의 자연계열 고교생들이 공통적으로 배우지만, 물·화·생·지Ⅱ 중에는 한두 과목만 선택해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일례로 고려대 논술 모의고사 문제를 보면 화학Ⅱ의 완충 용액, 물리Ⅱ의 2차원적 상대운동에 대한 미분적 접근(이것은 심지어 부분적으로 물리Ⅱ 교과수준을 뛰어넘는다), 지구과학Ⅱ의 전향력 등이 핵심 원리로 활용된다. 이것은 엄밀히 보면 대학 측에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5·6·7차로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과목선택 제도가 일반화하면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자연계열 과학의 분량이 (인문계열 수학과 더불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대학이 요구하는 ‘기본기’와 실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과정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지도 않은 선택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일정상 수시 논술대비는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고, 수능 이후 정시 논술을 준비할 때 초스피드 보완작전이 필수적이다.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그리고 추론 과정에 따라 여러 가지 답안이 나올 수 있는 문제보다는, 뻔히 ‘모범답안’이 존재하는 유형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버젓이 특정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도 보인다. 이건 아무리 봐도 변형 본고사이지, 논술이 아니다. 이런 문제들이 출제된다면 주입식 교육의 전통(?)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어 우리나라 학습문화의 진보를 계속 정체시킬 것이고, 사교육업계는 자연계열 논술이라는 또하나의 ‘큰 시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사후 심의’를 원칙으로 한다며 손을 놓고 있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자연계열 학생들은 결국 현실적으로 본고사적 유형의 논술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배우는 범위가 아닌 개별적 선택과목에서 출제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화·생·지Ⅰ은 대부분의 자연계열 고교생들이 공통적으로 배우지만, 물·화·생·지Ⅱ 중에는 한두 과목만 선택해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일례로 고려대 논술 모의고사 문제를 보면 화학Ⅱ의 완충 용액, 물리Ⅱ의 2차원적 상대운동에 대한 미분적 접근(이것은 심지어 부분적으로 물리Ⅱ 교과수준을 뛰어넘는다), 지구과학Ⅱ의 전향력 등이 핵심 원리로 활용된다. 이것은 엄밀히 보면 대학 측에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5·6·7차로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과목선택 제도가 일반화하면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자연계열 과학의 분량이 (인문계열 수학과 더불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대학이 요구하는 ‘기본기’와 실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과정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지도 않은 선택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일정상 수시 논술대비는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고, 수능 이후 정시 논술을 준비할 때 초스피드 보완작전이 필수적이다.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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