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로 본 학벌 맹신 풍경

‘학력’과 ‘취업’의 연관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우리말 논술 / 16. 지식인의 역할은?

통계로 접근하기 [난이도 = 중등~고1 ]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 급속한 경제 발달에 따른 경제력 향상, 고등교육의 성장 등 사회 변화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학력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사회적 출세에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는다. 우리나라에서 학력은 개인의 실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반면 학력으로 한 사람의 전문성이나 지식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으며, 학력과 무관하게 맡은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saramin.co.kr)에서는 지난달 20~30대 성인 남녀 2152명을 대상으로 학력과 취업의 연관관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30대 성인남녀의 1/5 가량이 취업이나 성공을 위해 학력 위조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취업이나 성공에서 학력이 주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직장인의 경우 구직자보다 학력 위조를 생각한 경험이 약간 더 많게 나타난 것을 보면 학력은 입사 시점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후 인사이동이나 승진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학력을 위조하고 싶은 생각일 들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입사 지원서를 작성할 때’와 ‘실력보다 학벌만 높은 사람이 취업이나 승진할 때’라는 항목에 각각 33.5%와 33.5%가 그렇다고 응답함으로써 신입사원 채용시 개인을 평가하는 자료로서 학력이 중시되고 있으며, 실력보다 학벌이 더 힘을 발휘하는 우리 사회의 학벌 위주 풍토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남보다 나은 학력을 갖추기 위해서 들인 노력과 수고는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개인에 대한 평가에서 학력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들이 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학력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의 정도와 성실성, 그를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경제적 여건 등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력이 개인의 도덕성이나 창의성을 전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는 될 수 없으며, 이 점에서 학력은 개인의 특성을 대변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적절하다.

최근 유명 연예인, 대학교수 등의 학력 위조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학력이 평가 척도로서 맹신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보다 빠르고 쉬운 출세의 길을 택하겠다는 개인의 부적절한 결정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