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특목고 전문학원이 응시생들을 통해 복기한 김포외고 특별전형 창의·사고력 문제(위)와 이 학원이 이전에 자사 학습지에 실었던 비슷한 문제(아래).
안양외고 응시생 “종로엠학원 문제지와 동일·비슷”
다른 학원 명지외고 예상문제 “영어문제 3개 같아”
또다른 문제유출 · 출제과정서 학원과 결탁 의혹 김포외고에서 유출된 입시 문제 이외에도 특목고 전문학원들이 사전에 나눠준 예상문제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지역 외국어고 입시 문제와 똑같거나 비슷했다는 응시생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시험 전 예상문제를 풀어준 한 학원은 김포외고 문제 유출 사건이 불거진 뒤 학원생들에게 입단속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또다른 문제 유출이 있었거나 출제 과정에서 학원 쪽과 결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같은 문제 나왔다”= 시험 전날 김포외고 입시 문제를 빼돌려 받은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은 경기지역 외고 입시 사흘 전에도 학생들에게 ‘외고 대비, 2007 심야특강’이라는 제목의 15장짜리 문제지를 나눠줬다. 여기엔 ‘언어·사고력’ 시험을 대비한 50문제가 실려 있다. 안양외고 시험을 치른 김아무개군은 이 가운데 <규원가> 등 시 네 편을 지문으로 준 문제를 보고 “네 편 가운데 한 편 이상이 실제 입시에서 지문으로 나왔고,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문제는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험을 치른 조아무개군은 학원 문제지에 나온 문제의 지문만 보고도 “답이 ‘은하수’인 문제가 있지 않으냐”며 답을 먼저 이야기했다. 두 학생은 맞춤법에 관한 문제를 보고도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김포외고 시험을 치른 이아무개군은 학원 문제지에서 <오발탄>이 지문으로 나온 문제를 보고 “실제 입시 문제와 지문과 문제, 보기 등이 똑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밖에 두세 문제에 대해서도 “유형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종로엠학원 엄아무개(43) 부원장은 “우리 학원에서 워낙 많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양외고 시험을 친 주아무개군은 “한 유인물에 실제 시험 문제가 몰려 있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남의 특목고 전문 ㅍ학원이 학생들을 통해 복기한 경기지역 외고 ‘사고·창의력’ 문제 40문항 가운데 10문제는 이 학원이 7∼10월 특강자료로 배포한 문제와 숫자만 다를 뿐 내용이 거의 같았다. 바코드를 예로 든 문제의 경우 숫자만 달랐으며, 또다른 문제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표현이 ‘스크루지’와 ‘자식’으로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였다. 이름 밝히길 꺼리는 학원 관계자는 “학교에서 유출됐다고 얘기하지만, 실상 학교 선생님들이 사고·창의력 문제를 개발할 여력이 없어 학원 문제를 참고한다”고 말했다.
■ 입단속 시도= 경기 수원에 있는 특목고 전문 ㅁ학원은 명지외고 특별전형 시험 이틀 전 학원생들을 불러모아 예상문제 풀이를 했다. 이 학원에 다닌 김아무개군은 “이 가운데 영어 세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나왔고, 지문과 문제가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 뒤 김포외고 사건이 터지자 지난 5일께 학원의 ㅅ 실장으로부터 김군의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ㅅ실장과 통화한 김군은 “‘학원에서 (문제를) 찍어준 것에 대해 외부에 전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ㅅ 실장은 “학원생들을 따로 불러모은 것이 아니라 정규 수업이 있었던 것이며, 김포외고 사건으로 문제 적중이 반길 일이 아니게 되어 오해받지 않도록 애들에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학원들로부터 입수한 예상문제를 실제 경기지역 외고 공동출제 문제와 대조하려 했으나, 문제를 보관하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은 자체 승인절차가 필요하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경기도 교육청 안창성 장학사는 “지문이나 유형이 겹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공동출제 문제로 나올 문제들을 학원이 미리 파악해 학원생들에게 알려주는 지능적인 문제 유출일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 확인 작업을 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최원형 하어영 기자 circle@hani.co.kr
다른 학원 명지외고 예상문제 “영어문제 3개 같아”
또다른 문제유출 · 출제과정서 학원과 결탁 의혹 김포외고에서 유출된 입시 문제 이외에도 특목고 전문학원들이 사전에 나눠준 예상문제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지역 외국어고 입시 문제와 똑같거나 비슷했다는 응시생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시험 전 예상문제를 풀어준 한 학원은 김포외고 문제 유출 사건이 불거진 뒤 학원생들에게 입단속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또다른 문제 유출이 있었거나 출제 과정에서 학원 쪽과 결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같은 문제 나왔다”= 시험 전날 김포외고 입시 문제를 빼돌려 받은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은 경기지역 외고 입시 사흘 전에도 학생들에게 ‘외고 대비, 2007 심야특강’이라는 제목의 15장짜리 문제지를 나눠줬다. 여기엔 ‘언어·사고력’ 시험을 대비한 50문제가 실려 있다. 안양외고 시험을 치른 김아무개군은 이 가운데 <규원가> 등 시 네 편을 지문으로 준 문제를 보고 “네 편 가운데 한 편 이상이 실제 입시에서 지문으로 나왔고,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문제는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험을 치른 조아무개군은 학원 문제지에 나온 문제의 지문만 보고도 “답이 ‘은하수’인 문제가 있지 않으냐”며 답을 먼저 이야기했다. 두 학생은 맞춤법에 관한 문제를 보고도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김포외고 시험을 치른 이아무개군은 학원 문제지에서 <오발탄>이 지문으로 나온 문제를 보고 “실제 입시 문제와 지문과 문제, 보기 등이 똑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밖에 두세 문제에 대해서도 “유형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종로엠학원 엄아무개(43) 부원장은 “우리 학원에서 워낙 많은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양외고 시험을 친 주아무개군은 “한 유인물에 실제 시험 문제가 몰려 있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남의 특목고 전문 ㅍ학원이 학생들을 통해 복기한 경기지역 외고 ‘사고·창의력’ 문제 40문항 가운데 10문제는 이 학원이 7∼10월 특강자료로 배포한 문제와 숫자만 다를 뿐 내용이 거의 같았다. 바코드를 예로 든 문제의 경우 숫자만 달랐으며, 또다른 문제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표현이 ‘스크루지’와 ‘자식’으로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였다. 이름 밝히길 꺼리는 학원 관계자는 “학교에서 유출됐다고 얘기하지만, 실상 학교 선생님들이 사고·창의력 문제를 개발할 여력이 없어 학원 문제를 참고한다”고 말했다.
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외국어고 입시부정 의혹에 대한 전면 수사와 외고 폐지, 특목고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며 혼자 농성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