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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부모-교사 ‘상담의 날’ 제도화 어떨까

등록 2008-07-13 21:33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진로교육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

나만의 경험일지는 모르지만 고 3 때 학력고사를 보기 전 어머니가 학교에 오셔서 담임선생님과 함께 내 점수로 지원 가능한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한 진로지도의 전부가 아니었는지 싶다. 과거의 일이니 요즘 학생들과는 다를 거라 여기지만 진로교육에 있어 학부모와 교사가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비해 양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진로지도의 중요성과 실천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한 감이 든다.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을 둘러싼 두 개의 커다란 영역-즉 가정과 학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요, 진로지도의 1차적 자원제공자이다. 이런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할 때 진로교육은 힘을 얻는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교사들은 노동집약적 환경에서 교과 지도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하는 상황이라 진로교육에 신경을 쓰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고, 학부모는 자녀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교사와 상의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교사를 찾아가기 보다는 차라리 비용을 지불해 가며 학원 강사나 진로 컨설턴트를 찾는 부모들도 있고, 이렇다 할 형편이 안 되는 부모들은 상의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자녀의 진로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입시교육 중심의 진로지도방법을 개선하고 학부모와 교사 간 협력하는 진로교육을 하려면 학생의 진로를 주제로 소통의 기회를 갖는 것이 제일이다. 학교에 찾아오는 학부모를 대체로 ‘극성스럽다’고 여기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아무쪼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의 진로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풍부한 자료가 있어야 할 것이다. 뉴질랜드의 예를 들면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교과학습 점수만큼 학교 교육이외의 활동 항목에 관해 꼼꼼히 적어놓은 포트폴리오(portfolio)를 만들어 일 년에 서너 번씩 학부모를 만나 이것을 보여주며 학생이 보인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설명하며 장래를 상의한다고 한다.

학교를 찾아 진로특강 강의를 듣는 학부모들의 모습. 돌마고 제공
학교를 찾아 진로특강 강의를 듣는 학부모들의 모습. 돌마고 제공

교사와 학부모의 만남을 어느 정도 제도화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외국에서 살다 온 한 학부모는 아이를 입학시켜 놓고 담임교사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상담 날짜를 정하려고 학교에 전화를 했는데 이런 진지한(?) 태도에 선생님이 더 당황(?)했다고 한다. 아직 부모와 교사간의 상담이 제도적으로 자리잡히지 않은 우리 학교 실태의 한 단면이다. 매달 중 하루를 ‘진로상담의 날’로 정해 놓고 학부모에게 1년 중 한번이라도 교사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한다. 만남뿐 아니라 다양한 소통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정통신문은 학교의 일을 부모에게 알리는 기능만 한다. 아이의 성장을 주제로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가정통신문은 어떨까? 또는 요즘 많은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학교 홈페이지 비밀글 기능을 이용한 상담 방식도 좋겠다. 이런 다양한 방식들의 핵심은 가정과 학교라는 두 세계가 꾸준히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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