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자기만의 노트’에 생각들 기록하면
내면에 감춰진 천재성 튀어나온다

등록 2008-08-10 16:49수정 2008-08-10 16:53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

청년실업과 관련한 우울한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착실히 준비했는데, 돌아온 건 50번의 낙방’, ‘비정규직 취업자가 하는 일은 정규직과 비슷한데, 월급은 절반’, ‘토익 900점 위해 5년 간 3000만 원 넘게 써’, ‘취업만 된다면 얼굴에 칼 못 댈까요?’, ‘극으로 치닫는 청년실업’, ‘꿈과 현실이 다른 청년들’, ‘마이스터 자격증 따기 해외 단기연수 바람’ 등 기사 제목만 봐도 취업 현실이 느껴진다. 이런 환경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 전, 알게 된 한 저자의 이야기는 그런 인물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시간이었다.

나는 책을 낸 사람들의 북세미나에 참여하기를 좋아한다. 한 서점에서 운영하는 북세미나에선 책을 쓴 저자들이 나와 강의를 하고, 독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한다. 지난 주 북세미나 주제는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이었다. 이 책의 머리말은 “남과 달라지는 탁월함에 이르는 길”이다.

이 책에서 권하는 자기 계발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디지털 기술로 지식 정보가 넘쳐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노트를 한 권 사서 무엇인가 적어보길 권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만의 노트에 생각을 갈무리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는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다 이렇게 자신의 노트를 갖고 내면에 감춰진 천재성을 끄집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를 개조할 아주 간단한 도구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나를 끄집어내는 일과, 느릿한 걸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단순함을 지녀야 한다. 그 단순함과 긴 세월을 버텨줄 좋은 도구가 바로 ‘노트’다. 한두 쪽의 간단한 아이디어 나열이 아니라, 수십 권 노트를 가득 채울 그런 즐겁고도 큰 주제를 잡고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 남과 많이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달라지는 것, 그 탁월함에 이르는 요소로 ‘노트’를 권하고 있다. 기록은 단편적인 생각들을 논리적 사고로 연결시키고, 주제에 몰입하게 해주면서 창의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많은 교사들이 기록하는 습관은 비단 학문을 하거나 글 쓰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기록 습관은 학생들에겐 탐구력과 창의력을 북돋아 자아성취의 계기를 만들어주고, 기성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준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각광을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것은 바로 ‘세계화된 인재’다. 세계화된 인재란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학업 경험과 현장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적용 가능한 지식과 창조적인 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말한다. 이런 인재는 단순히 남을 이기려는 태도를 버리고, 남과 달라지려고 노력한다. 나는 이를 위해 노트 활용을 권하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어 생각을 키워가는 교육보다는 그저 달달 외는 암기형의 주입식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문제라도 틀릴까봐 안달하며 경쟁심만 키우고 있다. 이들이 곧 얼마나 쉽게 지칠 것이며, 남을 이긴 다음에는 얼마나 쉽게 자만할지를 상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찰나의 경쟁에 몸을 맡기지 않고, 사소한 궁금증에도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는 학생들이 나온다면 인류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을 것이다. 비단 학생 뿐 아니라 바쁜 현대 생활 속에 자아와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계발하는 도구로써 기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바로 자신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 ‘기록’을 권하자. 그것이야말로 진로교육의 시작이다.


돌마고 교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