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11. 밑줄 쫙, 키워드에 동그라미, 공감의 흔적을 남겨라 (기억, 재생력 높이기)
12. 책에게 말걸기, 중얼거리면서 읽기 (내용 이해하기)
13. 낯선 낱말 건져 올려 구워먹기 (어휘 이해하기) “아빠는 도끼를 들고 어딜 가는 거예요?” 아침 식탁 차리는 일을 거들며 펀이 엄마에게 물었다. “돼지우리에. 어젯밤에 돼지가 새끼를 낳았어.” 위의 대화는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 첫 장면이다. 이 짧은 대화를 읽으면서도 우리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우선 이야기의 배경이 농장이라는 것과, 엄마가 식탁 차리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보아 딸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 엄마와 딸이 서로 편안한 관계임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빠가 왜 아침부터 도끼를 들고 돼지우리에 나갔으며, 돼지가 새끼를 낳은 것과 도끼가 무슨 관계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아마도 “돼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왜 도끼를 들고 갔지?” “돼지우리를 손보려고 그러나? 아님, 혹시 죽이려고?” 하며 중얼거리며 읽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은 책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읽어야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흐르는 영상을 무심히 보듯이 읽어서는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등장인물에게 “옳지, 그건 잘한 거야!” 하고 맞장구도 치고, 때때로 맘에 드는 대사를 만나면 마치 연극배우처럼 분위기와 상황에 맞게 읊어 보라. 소리 내어 읽는 순간 그 내용이 더 또렷해지고 기억창고에 잘 저장된다. 또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잠시 눈을 감고 암송해 보는 것도 좋다. 소리 내어 암송해 보면 눈으로만 읽는 것과 다른 차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암송은 암기와 다르다. 암송은 좋은 문구를 소리 내어 반복적으로 읽음으로써 그 뜻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한 쪽을 다 읽은 후에는 잠시 책을 덮고 무엇을 읽었는지 머릿속에 읽은 내용을 떠올려 보아야 한다. 책을 읽다가 맘에 와 닿은 부분을 만나면 잠시 멈추고 그 내용을 음미하는 것도 좋다. 마치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술작품 앞에 눈길이 머물듯이. 학습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책을 읽으면서 말을 걸어 보고, 중얼거리고, 암송해 보는 독자는 그러지 않는 독자에 비해 훨씬 책 내용을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사고력도 높다고 한다. 쉽게 읽으면 쉽게 잊어버린다. 책이나 사람이나 말을 걸어야 관계가 시작된다. 임성미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독서교육과 강사
12. 책에게 말걸기, 중얼거리면서 읽기 (내용 이해하기)
13. 낯선 낱말 건져 올려 구워먹기 (어휘 이해하기) “아빠는 도끼를 들고 어딜 가는 거예요?” 아침 식탁 차리는 일을 거들며 펀이 엄마에게 물었다. “돼지우리에. 어젯밤에 돼지가 새끼를 낳았어.” 위의 대화는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 첫 장면이다. 이 짧은 대화를 읽으면서도 우리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우선 이야기의 배경이 농장이라는 것과, 엄마가 식탁 차리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보아 딸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 엄마와 딸이 서로 편안한 관계임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빠가 왜 아침부터 도끼를 들고 돼지우리에 나갔으며, 돼지가 새끼를 낳은 것과 도끼가 무슨 관계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아마도 “돼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왜 도끼를 들고 갔지?” “돼지우리를 손보려고 그러나? 아님, 혹시 죽이려고?” 하며 중얼거리며 읽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은 책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읽어야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흐르는 영상을 무심히 보듯이 읽어서는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등장인물에게 “옳지, 그건 잘한 거야!” 하고 맞장구도 치고, 때때로 맘에 드는 대사를 만나면 마치 연극배우처럼 분위기와 상황에 맞게 읊어 보라. 소리 내어 읽는 순간 그 내용이 더 또렷해지고 기억창고에 잘 저장된다. 또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잠시 눈을 감고 암송해 보는 것도 좋다. 소리 내어 암송해 보면 눈으로만 읽는 것과 다른 차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암송은 암기와 다르다. 암송은 좋은 문구를 소리 내어 반복적으로 읽음으로써 그 뜻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한 쪽을 다 읽은 후에는 잠시 책을 덮고 무엇을 읽었는지 머릿속에 읽은 내용을 떠올려 보아야 한다. 책을 읽다가 맘에 와 닿은 부분을 만나면 잠시 멈추고 그 내용을 음미하는 것도 좋다. 마치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술작품 앞에 눈길이 머물듯이. 학습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책을 읽으면서 말을 걸어 보고, 중얼거리고, 암송해 보는 독자는 그러지 않는 독자에 비해 훨씬 책 내용을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사고력도 높다고 한다. 쉽게 읽으면 쉽게 잊어버린다. 책이나 사람이나 말을 걸어야 관계가 시작된다. 임성미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독서교육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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