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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조선 실학자 박제가와 닮은 서구 경제학자는?

등록 2009-03-22 19:23수정 2009-03-22 19:24

조선 실학자 박제가와 닮은 서구 경제학자는?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조선 실학자 박제가와 닮은 서구 경제학자는?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연습 /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업자, 양조업자 및 제빵업자들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개인 이익 추구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생산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자원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공익을 증진하려고 의도하지 않으며, 또 얼마나 증진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는 단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서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는 가운데 사회나 국가 전체의 이익을 늘린다.

“여러분은 선의의 법령과 규제로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방임하십시오. 간섭하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사리라는 기름 이 경제라는 기어를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잘 돌아가게 할 것입니다. 계획이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통치자의 다스림도 필요 없습니다. 시장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을 쓴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데에는 인간의 이기심을 삶의 긍정적 요인으로 부각시킨 바로 이 대목이 대단히 중요한 구실을 했다. 각 경제 주체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과정에서 은연중에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경제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전근대적인 경제관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경제적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학자이다. 그때까지의 경제관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경제에 개입해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군주주권론을 옹호했던 사회계약론자 토머스 홉스나 중국 진나라의 사상적 배경이 된 법가사상 창시자 한비자, 그리고 성악설을 주장했던 순자 모두가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전제로 전제군주의 강력한 통치를 역설했다면, 이와는 달리 애덤 스미스는 “정부는 경제활동에 간섭하지 말라”, “각자 자신의 이기심에 충실하도록 자유방임하라”, “그것이 공익을 실현하는 지름길이다”라며 자유주의 경제이론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런 그의 주장은 1960~70년대 현대적 로큰롤의 창시자로 알려진 비틀스(The Beatles)의 ‘렛 잇 비’(Let it be)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시장을 국가의 간섭 없이 내버려두면 자연스레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적당한 선에서 가격이 결정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제상태에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즉, 경제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장을 국가가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어도 나름대로의 자본주의적인 시장경제체제의 메커니즘을 통해 균형 잡힌 시장경제가 생기는데 이런 원리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하며, 보이지 않는 손 때문에 바람직한 경제가 생성된다는 것이 애덤 스미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의 이론은 당시로서는 훌륭하고 획기적이었지만 결국 수정이 가해지게 되는데, 1930년대 세계 대공황으로 ‘국가가 적당한 선에서 시장에 간섭을 해야 한다’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이론이 대두돼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대공황의 원인을 ‘유효수요의 부족’(실질적인 구매력의 부족)으로 보았기 때문에 가계의 소비 향상을 위한 정부 지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기면 독점과 불균형 등의 시장실패 현상이 발생하므로 적당한 선에서 국가가 조정자 구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혼합경제체제’라고 한다.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는 결론적으로 케인스에 의해 수정이 가해지게 됐으나, 현대 경제학의 출발점에 한 획을 그은 그의 업적은 높이 살 만하다.

■ 생각해보자

1. 다음은 조선후기의 실학자인 박제가가 쓴 <북학의>에 나온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아래 글을 읽고, 박제가는 무엇을 강조하는지와 애덤 스미스와 케인즈 두 경제학자 중 누구와 생각이 비슷한지 생각해 보자.

“비유하건대 재물은 대체로 우물과 같은 것이다. 퍼내면 차고, 버려두면 말라 버린다. 그러므로 비단옷을 입지 않아서 나라에 비단 짜는 사람이 없게 되면 여인네들의 길쌈과 바느질도 쇠퇴하고, 쭈그러진 그릇을 싫어하지 않고 기교를 숭상하지 않아서 공장(수공업자), 대장간 등이 도야(기술을 익힘)하는 일이 없게 되면 기예가 망하게 되며, 농사가 황폐해져서 그 법을 잃게 되므로 사농공상의 사민이 모두 곤궁하여 서로 구제할 수 없게 된다.”

2. 다음 중 애덤스미스의 자유 방임주의 경제학 이론과 부합되는 제자백가는 무엇일까?

① 유가 ② 도가 ③ 법가 ④ 묵가 ⑤ 병가

■ 창의적 문제해결 연습 답안

1. 박제가는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적당한 소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유효수요’(실질 구매력)의 창출을 주장했던 케인즈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완전고용을 실현·유지하려면 자유방임주의가 아닌 소비와 투자, 즉 유효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보완책(공공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 및 이에 입각한 정책, 그 기반을 형성하는 사상의 개혁을 ‘케인즈 혁명’이라고 한다.

2. 애덤 스미스의 자유 방임주의는 자연 그대로의 삶(무위자연)을 강조했던 도가(노장사상)와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클래스온 대표강사 김상원
클래스온 대표강사 김상원

클래스온 대표강사 김상원


※ 매주 목요일 클래스온 누리집(www.class-on.com)에서는 문제 출제자가 직접 풀이한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문제에 대한 궁금한 점은 1644-0020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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