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43. 다양한 말하기의 전략
44. 말하기에서 청자의 수용능력
45. 담화 표지와 말 다듬기 ※ <보기 1>을 고려해 <보기 2>를 설명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1> 유머는 웃음 유발을 위한 생산자의 고도의 책략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구조는 일반적으로 ‘구조 만들기~급소 찌르기’로 이루어진다. ‘구조 만들기’는 이야기형의 이야기 전개, 비교 분석형의 화제 제시, 삼행시형의 운 띄우기, 수수께끼형의 질문하기 등을 의미한다. ‘급소 찌르기’는 마지막 결말을 의미하는데, 생산자의 구성 전략에 의해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은 예측 불가능성은 언어적 요인이나 심리적 요인, 그리고 문화적 요인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수용자가 받아들이게 된다. -한성일, 유머텍스트의 구조와 원리, <국어화법과 담화전략>, 한국화법학회 <보기 2>
미국인, 일본인, 한국인 세 명이 아프리카를 여행하다 무단 침입으로 야만인들에게 붙잡혀 곤장 100대씩을 맞게 되었다. 다행히 야만족 추장은 세 사람에게 한 가지씩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첫 번째 미국인은 “제 등에 방석 6장을 얹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곤장을 맞는 동안 70대쯤에 이르자 방석이 다 해져서 나머지 30대는 아픔을 이겨내며 맞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말했다. “나는 창조력이 뛰어난 민족이야.” 두 번째 일본인은 “제 등에 침대 매트리스 6장을 얹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곤장을 다 맞은 일본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시 나는 모방의 기술자야.” 나머지 한국인 한 사람이 남았다. 한국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등에 저 일본 사람을 얹어 주십시오.” - 한성일, 앞의 글에서 ① <보기 2>의 구조 만들기는 이야기형이라고 할 수 있다. ② 화자의 급소 찌르기는 사람을 얹어 놓고 곤장을 맞을 리는 없다는 청자의 판단을 전제로 한다. ③ 수용자의 예측 구조는 ‘방석-매트리스-단단한 것’과 ‘창조력-모방-적개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④ 이 유머의 구조는 각 나라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문화적 고정 관념을 전제로 하였다. ⑤ 상황에 따른 고정 관념을 갖고 있는 수용자의 예측을 빗나가게 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적절한 유머 사용 전략이 필요하다. 유머 사용은 청자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말하기는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고려해야 할 때가 많은데, 이는 청자의 수용 가능성과 관련된다. 어떤 사회에서는 유머가 될 수 있으나, 다른 사회에서는 같은 내용의 말이 반발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 문제에 적용된 유머의 구조는 수용자의 ‘방석-매트리스-단단한 것’과 ‘창의성-모방-그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운데 ‘단단한 것’을 ‘사람’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예측을 빗나가게 하였으며, ‘창의성-모방’에 이어지는 성격을 ‘적개심’으로 대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점에서 ③의 ‘적개심’은 예측 구조가 아니라 수용자의 수용 요인으로 보아야 한다. ※ 다음 상황에 사용된 유머가 적절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금강산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천출명장’이라 표현한 구절이 있는데, 이를 보고 남측 관계자가 농담을 한다는 것이 하필 “저건 천민 출신이라는 뜻입니까?”였다. 이 사소한 실수 하나는 수십 년의 피눈물이 담긴 이산가족의 상봉을 중단시켜 버렸다. -박신의, ‘남한과 북한, 통일의 문화적 조건’, <통일의 조건, 민족 문화의 동질성>, 한국국학진흥원, 국립국어원.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유머 사용은 화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청자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 북한의 경우 ‘지도자’를 유머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