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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발언대] 인재육성 사업때 전문계고 차별 말아야

등록 2009-05-10 14:49

보도에 따르면 전북도와 각 시·군은 올해도 모두 58억원의 인재육성 사업비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재육성 사업에는 전북도가 20억원, 전주시·익산시·순창군을 제외한 11개 시·군이 26억원(기타 2억원)을 들여 참여하고 있다. 이런 인재육성 사업은 국민의 혈세로 특정 학생을 위한다는 지적 등과 함께 공교육 파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 내용을 좀 자세히 살펴보자.

도내 인문계 고교생 가운데 최상위권 학생 2000여명을 뽑아 시·군별 거점 학교에서 국어·영어·수학·논술을 별도로 지도하고 있다. 이른바 방과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역별로 평일 야간과 주말, 방학기간에 이뤄지는 특강에는 수도권에 있는 입시학원의 강사 58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지역별 교장단협의회에서 선정한 일선 학교 현직교사 46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들 성적 향상도에 따라 기본급의 30%에 해당되는 인센티브도 강사진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그런데 도가 제시한 강사 수당은 학원 강사는 ‘입’, 학교 교사는 ‘주둥이’ 로 심한 차이가 난다. 학원 강사는 시간당 20만~30만원인 데 반해 일선 교사는 7만~10만원 선이기 때문이다. 인재육성을 한다는 자치단체한테서도 사회 일반에 만연한 교사 깔아뭉개기의 또다른 단면이 드러난 셈이다.

익산시가 올해 발을 빼긴 했지만, 자치단체의 인재육성 사업은 건재해 보인다. 단적인 예로 한 곳이 빠졌는데도 오히려 지난해보다 4억원이 늘어난 예산에서 그걸 엿볼 수 있다. 십분 양보해서 그것이 하나의 대세라 해도 문제는 남는다. 전문계고 차별이 두드러져서다.

나는 지난 3월 부임한 군산여상이 군산시로부터 4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학교 측의 노력과 군산시의 열린 생각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겠지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생기는 아쉬움을 어쩔 수 없다. 자치단체의 전문계 학교 지원이 가뭄에 콩 나듯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주시에 전화를 한 것도 그래서다. 시장과 통화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비서실장에게 용건을 말했다. 금방 돌아온 답은 전주시가 인재육성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잘 모르고 전화한 것이라 머쓱해졌지만, 전주시야말로 전문계고 지원에 적임자라는 생각이 든다.

예컨대 전주공고의 경우를 보자. 전주공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명의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했다. 도내 고교 가운데 단 1명도 서울대 합격생을 내지 못한 인문계 고교가 수두룩한 사실을 떠올려 보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인재육성 교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전주시보다 예산이 훨씬 적은 군산시도 인재육성을 위해 전문계고 지원을 하고 있다. 전주시가 자치단체 인재육성 사업에 왜 참여하지 않는지 자세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전문계고 활성화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재고해보면 어떨까.

전북도와 다른 자치단체에도 강력히 촉구한다. 공교육 파괴와 소수 학생만을 위한 혜택이라는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인재육성 사업을 계속하려면 전문계고 차별만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세진/군산공고 교사

◇ ‘교육발언대’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쓴소리, 단소리의 공간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우리나라 교육과 관련된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본지의 ‘왜냐면’과 같은 성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0자 원고지 8~9장 분량으로 성함과 소속, 연락처 등과 함께 edu@hani.co.kr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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