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28. 숨어 있는 이미지를 찾아라!(이미지 읽기)
29. 나만의 읽기 방식으로 읽어라(고수는 속도를 조절해가며 읽는다)
30. 인물이야기책 읽기 “읽기는 내게 삶이었다.” <열정적 책 읽기, 독서>의 저자 김열규 교수는 칠십 평생 읽어 온 책들과 자신을 ‘우리들’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유년기의 듣기에서부터 소리내 읽기, 외워 읽기, 되풀이 읽기, 돌려 읽기, 번개 읽기, 꼼꼼 읽기, 속독과 숙독, 의미 읽기, 장르 읽기 등 다양한 읽기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속독도 재능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때에 따라서는 삼단뛰기처럼 후다닥 요점만 빨리 짚어내고 지나갈 수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과일이 숙성하듯 천천히 익혀 읽는 숙독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을 잘 읽기 위해 속독 훈련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속독은 ‘빨리 읽기’를 말하는데, 어디까지나 책을 읽는 독자의 목적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읽기 방법이다. 속독을 하려면 빨리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빨리 읽을 수 있는 능력이란 짧은 시간 안에 읽어야 할 글 내용을 이해하여 요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속독은 독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빨리 읽어서 줄거리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생각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제대로 독해했다고 할 수 있다. 읽기의 고수는 모든 책을 빨리 읽는 것이 아니라 책에 따라, 상황과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속도를 조절해 가면서 읽는 사람이다. 리포트를 제출하기 위해 책을 읽을 때와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을 읽을 때가 다르다. 학습을 위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읽을 때에는 원하는 정보나 새로운 정보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고, 독후감을 쓰려면 처음부터 꼼꼼히 깊이 읽으면서 감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 읽을 때도 있을 것이고, 살아가면서 생긴 고민을 해결하고자 책을 읽을 때도 있다. 어떤 책은 한 줄 한 줄 천천히 오랫동안 씹어가며 명상하듯 읽어야 한다. 성격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례들도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읽고 활발한 대화를 나눌 때 더 이해가 잘되고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외향형은 집안 곳곳에 여러 책들을 두고 손이 가는 대로 조금씩 읽는다고 한다. 그렇게 다양한 책들을 섞어 읽으면 새로운 생각이 솟고 신선한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외향형이 넓게 읽기를 좋아한다면 내향적인 사람은 깊이 읽기를 하는 편이다. 대체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몇몇 사람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행복감을 느낀다.
어떤 읽기 고수는 좋아하는 저자가 생기면 그 저자의 책을 몽땅 읽어치우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탁월한 한 사람을 독파하듯이 파고들면 그 사람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고 격려와 지지를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저자를 자신의 멘토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이 있는 어떤 분야의 책들을 여러 권 읽는 것도 전문성을 기르는 읽기 방법이다. 똑같은 역사적 사건을 두고 저자들마다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다양한 관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에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차례에서 가장 흥미가 가는 제목들을 골라서 읽을 수도 있다. 어떤 읽기 고수들은 일부러 분야가 전혀 다른 책들을 읽음으로써 통합적인 사고를 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어느 분야든 그렇지만 읽기의 고수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시기는 탄탄한 독해력을 닦아놓아야 할 시기이다. 그러려면 재밌고 말랑말랑한 책들만 읽을 것이 아니라 조금은 난해하고 골치 아픈 책들도 읽어보려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놀아보아야 그 맛을 알듯이 자꾸 읽어보아야 읽는 맛을 알게 된다. 임성미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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