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 연구소장
효과적인 토론을 위한 약속 정하기 / 의사소통 학습에서 토론의 효과는 누구나 인정할 만큼 크고 분명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제대로 된 토론을 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좋은 토론을 만나기도 어렵다. 좋은 토론을 하려면 어떤 자세를 길러야 할까? 우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의사를 교환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적절한 규칙을 정해 말하는 이의 발언권을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 개인학습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태도를 배우기 쉽지 않다. 이때 적절한 도구를 사용해 규칙을 정하면 효과적이다. 북미 인디언인 이로쿼이족은 원으로 둘러앉아 회의를 할 때 ‘토킹 스틱’(talking stick)이라는 지팡이를 가진 사람만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고 한다. 지팡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는 동안에는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고, 발언자는 자신의 뜻을 모든 사람이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재차 확인하고 다음 사람에게 지팡이를 넘겨줬다는 것이다. 수학 토론에서 토킹 스틱을 사용한다면 이것을 건네받은 사람이 풀이 과정이나 생각을 요약 설명, 보충 발표하도록 해 학생들이 발표 내용에 집중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시간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간단한 계산 실수는 바로 지적하는 것이 좋다. 토론을 하기 전에 발표할 내용을 미리 공유하고 분담하는 것도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학생들이 토론에 점점 익숙해지면 풀이가 다양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해 보자. 이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면 하나의 방법을 주제로 삼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토론하는 것도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문제 해결이 어렵거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치는 것도 좋다. 이때 여러 생각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문제 해결 이후에는 어려웠던 점을 반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수학 토론 과정에서 도표, 도형, 그림, 알기 쉬운 예시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좋은 학습이 될 수 있다. 토론 학습 후에는 수학 토론 활동이 단지 ‘얘기를 나누며 문제를 푸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토론 과정을 통해 얻게 된 것들을 잘 갈무리해야 한다. 토론 과정 중에 제안한 생각 가운데에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사항도 있고, 주어진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진 않지만 다른 문제를 해결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토론을 정리할 때는 스스로 발견한 부족했던 개념과 새로운 생각, 더 학습하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해 자신에게 비어 있는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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