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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역사와 함께하는 인물이야기

등록 2009-05-17 15:50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29. 나만의 읽기 방식으로 읽어라(고수는 속도를 조절해가며 읽는다)
30. 인물이야기책 읽기
31. 과학책 읽기

“장준하를 아는 학생이 백 명 중 딱 한 명이었어요.”


몇 년 전 모 대학교수가 신문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 말인데, 우리 현대사에서 장준하를 알지 못하는 대학생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집집마다 위인전 전집 하나쯤은 있을 우리나라에서 장준하를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인물이야기 책은 흔히 전기라고 말하는데, 평전, 자서전 등도 크게 보면 전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전기는 한 사람의 일생을 그가 살아온 순서대로 이야기하듯이 자세히 풀어낸 책이고, 평전은 인물의 삶 가운데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건이나 행동을 저자가 주관적인 시각으로 쓴 글을 말한다. 자서전은 말 그대로 인물이 직접 쓴 책으로,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친근감과 감동을 안겨준다. 인물에 대한 책을 읽을 때에는 전기와 평전, 자서전을 두루 읽어보는 게 좋다.

학생들에게 인물이야기 책을 왜 읽느냐고 물으면 “인물의 훌륭한 점을 본받으려고”라는 대답이 많다. 물론 우리는 인물의 삶을 통해 그가 추구했던 가치관과 신념, 열정 등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에 읽은 한 권의 인물이야기 책이 인생의 항로를 바꿔 놓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인물의 삶을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읽어내려 하지 않고 소설 속 보편적인 인물의 한 사람처럼 바라보는 것은 인물이야기 책을 마치 문학작품 읽듯이 읽는 태도이다. 이렇게 된 것은 초등 시기의 책 읽기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린이용으로 나온 인물이야기 책은 인물을 역사라는 맥락에서 뚝 떼어내어 보통사람들과 너무 다른 영웅처럼 묘사한 책이 많았다. 이는 어린이가 인물에게 쉽게 공감하고 읽는 재미를 붙이게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몇 년 전에 나온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책은 이순신이라는 한 인물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 물길을 연구한 어영담, 염초 제조 기술자 이봉수 등 이순신과 함께 일한 일곱 사람들을 소개함으로써 영웅 중심의 전기 형식에서 탈피했다. 자칫 이순신이라는 거대한 영웅 앞에 주눅들 수 있는 학생들에게 사회를 위해 봉사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책이다. 또한 역사는 영웅 혼자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간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 준다.

그렇다면 인물이야기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점은 먼저 역사적 진실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구’에 대해 읽는다면 그가 태어난 해에 맺어졌던 강화도조약에서부터 동학혁명, 을미사변을 비롯하여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활동, 그리고 해방 후 역사를 찾아야 한다. 역사 속에서 인물이 무엇을 고민하였고 무엇을, 왜 선택했는지 알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물의 역사관과 가치관을 읽어낼 수 있다.

두 번째로 읽을 점은 어떤 집안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으며 그것이 인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또 인물이 사회적으로 이룬 업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당시는 물론 오늘날까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인물에게 닥친 시련이나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며, 그 사건을 계기로 무슨 고민을 했고, 어떻게 극복하였는지를 찾는 것이다.

인물이야기 책을 읽을 때에는 같은 인물을 다룬 책을 최소 두세 권 이상 읽을 필요가 있다. 저자마다 그 인물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대를 살다 간 인물이야기 책을 여러 편 읽는 것도 역사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임성미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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