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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화자의 심리가 담긴 호칭어·지칭어

등록 2009-09-13 15:25수정 2009-09-13 15:26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65. 지역과 사회에 따라 다른 말
66. 관계를 드러내는 말
67. 번역 표현을 우리말답게 쓰기

※ 아래 글에서 ( )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말은?

늙은 여자는 실상 늙은 여자가 아니었다. 아직 환갑도 안 되었고 소녀처럼 혈색 좋은 볼과 검고 결 좋은 머리와 맑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여자를 며느리로 맞을 때는 더 젊었었다. 하객들은 동서간처럼 보이는 고부간이라고 수군댔었다.

시집온 지 며칠이 지나도록 젊은 여자는 늙은 여자를 결코 ( )라고 부르지 않았다. 꼭 불러야 할 기회는 젊은 여자 쪽에서 교묘하게 피했기 때문에 늙은 여자는 그걸 별로 부자연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여자는 친구를 초대했다. 친구들은 오이소배기 맛을 특히 칭찬하면서 누가 어떻게 담갔는가를 알고 싶어했다. 그것은 늙은 여자의 솜씨였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가 우리 ( )이 담그셨다고 그래주길 가슴 두근대며 기다렸다. 그러나 젊은 여자는 간결하게 말했다.

“우리 집 노인네 솜씨야.” - 박완서, ‘황혼’

① 어머님 ② 자친 ③ 선비 ④ 부인 ⑤ 대부인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으로는 호칭어와 지칭어가 있다. 호칭어는 상대방을 부를 때 쓰는 말이며, 지칭어는 상대방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우리말은 호칭어와 지칭어가 매우 발달한 언어였는데, 이는 사회 질서의 분화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문은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포함하고 있다. 이때 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표현은 ①이다.

화자가 ‘젊은 여자’, ‘늙은 여자’라고 표현한 까닭은 두 사람의 관계가 고부간이지만 정상적이지 못함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특히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노인’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시어머니를 시어머니로 모시지 않음을 나타낸다. 이처럼 호칭어와 지칭어를 사용하는 데에는 화자의 심리가 내포되어 있으며, 또한 청자의 경우도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부르고 가리키는지에 따라 화자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 아래 글의 유머에서 호칭어와 지칭어의 기능을 고려하여, 주인이 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을 쓰시오. ▶ 풀이는 7면에

옛날에 푸줏간을 운영하던 박상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매우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푸줏간이나 운영한다고 깔보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그의 가게에 손님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주인에게 주문을 한다.

“박 서방. 고기 한 근만 주시게나.”

그가 주문을 마치자마자 또 한 노인이 들어와서 주문을 한다.

“상길아, 고기 한 근만 다오.”

주인은 먼저 주문한 사람에게는 고기를 듬뿍 썰어 주고, 노인에게는 그보다 훨씬 적은 양을 주었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왜 저 사람의 고기는 많고, 내 것은 이렇게 적은 거냐?”

그러자 주인은 말했다.

“( ).”

- 한성일, <유머 텍스트의 원리와 언어학적 분석>(경원대 박사학위논문)에서 변형함.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두 사람이 주인을 부를 때 쓴 말이 다른 점을 고려한다면, “하나는 박 서방이 자른 것이고, 하나는 상길이가 자른 것입니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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