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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신분에 따라 달라진 사회적 방언

등록 2009-09-06 15:21수정 2009-09-06 15:22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64. 능력과 의지에 따른 부정 표현
65. 지역과 사회에 따라 다른 말
66. 관계를 드러내는 말

※ 문맥을 고려해 아래 글의 ( )에 들어갈 말을 완성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흥보가 들어가며 별안간 걱정이 하나 생겼지. ‘내가 아모리 궁핍(窮乏)할망정 반남 박 씨(潘南朴氏) 양반인디 호방(戶房)을 보고 ( ). 아서라 말은 하되 끝은 짓지 말고 웃음으로 얼리는 수밖에 없다.’

질청(秩廳)으로 들어가니 호방이 문을 열고 나오다가,

“박 생원 들어오시오.”

“호방 뵌 지 오래군.”

“어찌 오셨소?”

“양식이 부족하여 환곡 한 섬만 주시면 가을에 착실하게 갚을 테니 호방 생각이 어떨런지? 허허허.”

“박 생원, 품 하나 팔아 보오.”

“돈 생길 품이라면 팔고 말고.”

“다른 게 아니라 우리 고을 좌수가 병영의 영문에 잡혔는데 좌수 대신 가서 곤장 열 대만 맞으면 한 대에 석 냥씩 설흔 냥을 꼽아논 돈이요. 마삯까지 닷 냥 제시했으니 그 품 하나 팔아 보오.”

-흥보가, 박녹주 창본

① 허게를 하나 존경을 하나

② 웃어야 하나 피해야 하나

③ 손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④ 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⑤ 말해야 하나 웃어야 하나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이나 사회에 따라 달라진 말의 체계를 방언이라 한다. 지역에 따라 달리 쓰이는 방언을 지리적 방언이라 부르고, 사회에 따라 달리 쓰이는 방언을 사회적 방언이라 한다. 사회적 방언이 형성되는 요인으로는 계층, 성, 연령, 직업 등이 있다. ‘흥보가’의 대화에서 흥보는 끝을 흐리며 다소 비굴한 웃음을 띠는 말을 쓰는 데 비해 호방은 ‘하오’체의 높임말을 쓰고 있다. 이는 신분에 따라 쓰는 말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흥보는 호방에게 어느 정도의 높임 표현을 써야 마땅할지 고민을 하며 질청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①과 같은 표현이 적절하다.

※ 아래 글에서 응칠이와 아내의 대화에서 말투가 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말해보자.

이것이 응칠이가 팔자를 고치던 첫날이었다. 그들 부부는 돌아다니며 밥을 빌었다. 아내가 빌어다 남편에게, 남편이 빌어다 아내에게. 그러자 어느 날 밤 아내의 얼굴이 썩 슬픈 빛이었다. 눈보라는 살을 에인다. 다 쓰러져 가는 물방앗간 한구석에서 섬을 두르고 언내에게 젖을 먹이며 떨고 있더니, ‘여보게유.’ 하고 고개를 돌린다. ‘왜?’ 하니까 그 말이, ‘이러다간 우리도 고생일뿐더러 첫째 언내를 잡겠수. 그러니 서루 갈립시다.’ 하는 것이다. 하긴 그럴 법한 말이다. 쥐뿔도 없는 것들이 붙어다닌댔자 별 수는 없다. 그보담은 서로 갈리어 제 맘대로 빌어먹는 것이 오히려 거뜬하리라.

- 김유정, ‘만무방’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응칠이의 말은 ‘하게’체의 평어를 사용하는 데 비해, 아내는 ‘하오’체의 예사높임을 사용한다. 이는 부부 사이일지라도 성별에 따라 높임법을 달리 사용하는 관습을 따른 것이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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