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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웃음 유발하는 해학적인 표현

등록 2009-09-27 15:24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난이도 수준-중2~고1]

67. 번역 표현을 우리말답게 쓰기
68. 전통 예술과 말놀이
69. 남북한의 언어통합

※ 아래 글과 같은 발상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선비 : 지체만 높으면 제일인가.

양반 : 그러면 또 뭣이 높단 말인가?

선비 : 첫째 학식이 있어야지.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네.

양반 : 뭣이,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도 다 읽었네.

선비 : 도대체 팔서육경이 어디 있으며 대관절 육경은 뭐냐?

초랭이 : 나도 아는 육경! 그것도 몰라요? 팔만대장경, 중의 바래경, 봉사 안경, 약국의 질경, 머슴의 새경.

이매 : 그것, 다 맞다 맞어.

양반 : 이것들도 다 아는 육경을 소위 선비라는 자가 몰라.

- 류한상 본, 하회 별신굿 탈놀이 제5과장

① “뉘신지요?” 흥보는 정말 모르고 묻는 줄 알고, 갔던 연조까지 고하여, “갑술년에 나간 흥보요.” 놀보가 무수히 되씹으며 의심하여, “흥보, 흥보, 일년 새경 먼저 받고 모심을 때 도망한 놈, 그놈은 황보렷다. 쟁기질 보냈더니 소 가지고 도망한 놈, 그놈은 숭보렷다. 암만해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② “동부동모 친형제로 이름자 항렬하여 형님 함자 놀보자, 아우 이름 홍보라 하온 줄을 그다지 잊으셨소?” 놀보가 생각하니 다시 의뭉을 떨자 한들, 흥보의 하는 말이 밤송이 까놓은 듯하였으니 의뭉집이 없었구나. 맞설 수밖에. “그서 동부동모나 이부이모나, 친형제나 때린 형제나 어찌 왔는고?”

③ “단단 약속하였더니 어찌 그리 무복하여 밤낮으로 벌려 해도 돈 한 푼을 못 모으고 원찮은 자식들은 아들이 스물다섯.” 놀보가 뒤로 물러 앉으면 군소리로, “박살할 놈. 그 노릇을 해도 밤이면 대고 파니 다른 일할 틈 있어야지. 계집년 생긴 것이 눈이 벌써 음녀거든.”

④ 양반 나오신다아. 양반이라거니 노론, 소론, 이조,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낸 퇴로재상으로 계신 양반인 줄 아지 마시오. 개잘량이라는 양자에 개다리소반이라는 반자 쓰는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오.

⑤ “니가 현지 이방인가?” “예, 작년엔 저 건넌방했더니 올게는 이방했심더.”

우리의 전통 공연 예술에는 독특한 언어 사용 방법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해학적인 표현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인물의 어수룩한 행동이나 과장된 몸짓처럼 비언어적인 방법도 있으나 동음이의어를 활용하거나 중의적인 표현을 사용한 말놀이(언어유희)도 자주 나타난다. 제시된 자료는 숫자와 ‘경’을 연계하여 웃음을 자아내는 해학적인 표현이다. ①의 ‘보’를 나열한 표현이나 ②의 ‘친형제’를 동사 ‘치다’로 해석한 표현, ④의 ‘양반’을 ‘개잘량’과 ‘개다리소반’으로 바꾼 표현, ⑤의 ‘이방’을 원근 표현의 지시어로 바꾼 표현 등은 모두 해학적인 말놀이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③은 흥보의 가난이 자식이 많은 데서 비롯되었음을 과장한 표현이다.

※ 다음은 구전 민요의 하나인 장타령(각설이타령, 품바타령)의 한 대목이다. 말놀이의 원리를 고려하여 ( ) 안을 자연스럽게 완성하여 보자.

일자나 한 장 들고 봐 정월이라 대보름 온갖 세상 만나보고

이자나 한 장 들고 봐 이월이라 매화꽃 각시타령 하기 좋다

삼자나 한 장 들고 봐 삼월이라 앵도꽃 처자각시 맛 보네

사자나 한 장 들고 봐 ( )

오자나 한 장 들고 봐 ( )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각설이는 조선 후기의 유민으로 지방 장터를 돌아다니며 각설이타령을 불렀다. 이 타령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는데, 숫자나 달을 연상하여 자신들의 삶과 한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자료의 타령은 자진모리 타령으로 사월은 초파일의 관등과 연계한 내용이 들어 있고, 오월은 단오의 처자 각시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말놀이 원리에 따라 사월과 오월이라는 계절에 맞게 자유로운 표현을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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