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인력ㆍ투입검사ㆍ운반수단ㆍ압수물 규모 ‘새기록’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경품용 상품권 지정업체 19곳을 압수수색하는 데 투입한 수사인력과 검사 숫자, 운반수단 대수, 압수물 분량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게 됐다.
검찰이 이날 서울 소재 18개 상품권 업체와 경기 성남에 있는 1개 업체에 동원한 압수수색 인원은 무려 230여명에 달한다.
동시다발적인 초대형 압수수색으로 기억되고 있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이 이뤄졌을 당시 대상지는 황 박사의 자택과 미즈메디 병원 등 26곳이나 됐지만 파견된 수사인력은 60여명에 그쳤다. 이날 압수수색에 투입된 인원의 약 26% 수준인 셈이다.
올해 3월 이른바 `김재록 게이트'와 `론스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현대차 양재동 본사와 서울 역삼동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허드슨 어드바이저 코리아 사무실 등지를 각각 압수수색했을 때도 수십명씩의 수사인력이 투입됐을 뿐이다.
압수수색 현장 19곳에 분산 파견되는 인력을 이동시키기 위해 임대 관광버스 10대를 포함해 19대의 대형버스가 동원됐다는 사실도 전례 없는 기록이다.
압수수색을 지휘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된 검사 숫자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에 상품권 업체로 `출동'한 검사는 10명. 그동안 가장 많은 검사들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안기부 도청 사건' 압수수색에서 국가정보원 내곡동 청사에 파견된 검사는 8명이었다. 이번에 기존 기록이 깨진 것이다.
검찰이 이처럼 한꺼번에 가장 많은 수사인력을 압수수색에 동원한 것은 경품용 상품권 업체 지정 과정에서 검은 로비나 조직폭력배 개입 의혹이 있는 회사들의 증거인멸 시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관련 증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사행성 게임업자의 불법영업 사실이 드러나고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품권 업체들도 검찰 수사에 대비해 모종의 준비를 할 개연성이 높았던 만큼 검찰이 수사인력을 올인하다시피 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결단이 내려진 배경에는 시간을 끌면 결정적인 비리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최대 규모의 인력이 투입된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엄청난 분량의 압수물이 어디에 보관될지도 관심거리다. 압수물 분량도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60명의 인력이 투입된 현대차 본사 압수 당시 100여 상자의 압수물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확보될 압수품 분량은 수백 상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검찰청사 내 압수품 보관 장소 외에도 당장 활용 계획이 없는 일부 조사실까지도 압수물 보관소로 구조를 변경해 놓은 상태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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