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사채 괴담·우울증…‘세상의 질투’에 시들다

등록 2008-10-02 19:12수정 2008-10-03 01:01

숨지기 전날 과음뒤 모친에 괴로움 토로
지인에 ‘자살암시’ 마지막 메시지 보내
최진실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직전 보인 행적과 그가 남긴 메모와 말, 가족과 지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자신을 둘러싼 소문과 이혼 뒤 느껴온 외로움 등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거액 사채설’ 괴로움 토로 2일 경찰이 밝힌 최씨의 최근 행적을 종합해 보면, 최씨의 죽음은 지난달 8일 숨진 탤런트 안재환씨와 자신을 둘러싼 ‘거액 사채설’ 소문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숨지기 전날인 1일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한 제약회사 광고 촬영을 중단한 채 오후부터 자신의 매니저 박아무개(28)씨 등과 소주 세 병을 나눠 마셨다. 최씨는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박씨에게 계속 “죽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경찰이 전했다. 이날 자정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어머니 정아무개(61)씨에게 ‘사채설’ 소문을 둘러싼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경찰은 “술에 취한 최씨가 안방 침대에 앉아 어머니한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 나에게 왜 이러나’는 등의 말을 하며 울었다”고 전했다. 최씨가 집안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이다.

 경찰은 “어머니 정씨가 보리차를 가져다 주며 위로했으나, 최씨는 곧장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며 “최씨가 평소에도 화장실에서 혼자 마음을 추스르곤 했기 때문에, 정씨는 ‘문 좀 열어보라’고 몇 차례 말한 뒤 그냥 잠들었다”고 설명했다. 2일 새벽 6시께 어머니 정씨가 열쇠 수리공을 불러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갔을 때 최씨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뒤였다.

■ 동료에게 ‘자살 암시’ 메시지 최씨는 곳곳에서 ‘자살 징후’를 남겼다. 그는 집에 들어온 뒤 0시45분께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에게도 죽음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 쪽지를 남겼다. 최씨는 메이크업 담당자 이아무개씨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OO야, 혹 언니가 무슨 일 있더라도 아이들을 잘 부 …” “미안해”라는 메시지 두 건을 보냈다. 또 최씨의 침실에서 발견된 수첩에서도, 최씨가 외로움과 두려움을 토로한 메모가 여럿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진술로 미루어 최씨가 이혼한 뒤 두 아이 양육에 부담감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는 5년 전 이혼을 하면서부터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6개월 전부터 먹고 있는 신경안정제의 양을 늘려 왔다”며 “최근 들어 자주 힘들다는 말을 해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자녀에 대한 양육 스트레스와 함께 정상급 연예인들이 겪는 위상 추락에 대한 고민도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달 30일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예인으로 살다 보면 루머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잘 알지만, 이번 사건은 그 글 하나 때문에 안재환씨의 유가족과 친구들이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며 “하루아침에 사채업자가 돼 있는 걸 확인했을 때 너무 황당하고 억울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집에서 나가질 못했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최씨의 주검에 대해 부검을 실시했지만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노현웅 김성환 기자 goloke@hani.co.kr

[관련기사]

‘믿거나 말거나’식 정보생산, 여과없는 언론 보도도 한몫

최진실 홈피 1만여명 애도글 ‘아이들 위해 살았어야죠’

연기 20년 ‘오뚝이 스타’ 세번째 시련에 결국…

슬픔…충격…“내 딸 어디갔나” “믿을 수 없다”

“세상에 섭섭…아이 부탁한다”…경찰 “자살” 잠정 결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