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뱃길도 ‘꽁꽁’…경찰 ‘갑호비상’ 발령
제설차등 3900여대 염화칼슘 2만여톤 뿌려
제설차등 3900여대 염화칼슘 2만여톤 뿌려
경인년 새해 평일 첫날인 4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땅, 하늘, 바다의 길이 모두 끊어질 지경이었다. 이날 오후부터 일부 구간이 뚫렸으나 정체 현상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수도권 주변 고속도로는 워낙 많은 눈이 한꺼번에 내리는 바람에 차량 흐름이 원활한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장 정체가 심했던 곳은 경인고속도로로, 서울~인천 양방향 모두 전 구간에서 하루종일 교통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서인천 나들목부터 가좌 나들목까지 양방향의 평균 시속은 10㎞ 안팎에 그쳤다. 평소 20분 남짓이면 가던 길이 3시간 이상 걸렸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진입 구간도 최악의 교통 상황을 보였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울요금소에서 판교 분기점까지 평균 시속이 20㎞에 못 미치면서, 서울 외곽순환도로까지 정체가 이어졌다. 특히 하행선 양재~달래내 고개는 시속 4㎞, 상행선 오산~기흥 구간은 시속 8㎞에 그쳐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새벽 5시께 제2경인고속도로 문학 나들목 부근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뒤집어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일어났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낮 경부고속도로에 적용해오던 평일 버스 전용차로제를 일시 해제했다. 경찰도 인천 계양과 경기 중동 나들목, 영동고속도로 월곶 나들목 등 수도권 고속도로 주요 나들목 13곳을 차단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서초와 양재·수원·오산(하행선), 판교(상행선) 등 7개 나들목의 진입을 통제했다.
폭설로 인해 하늘길과 뱃길도 끊어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김포공항에서 뜨거나 내릴 비행기의 운항이 한 대를 빼고 모두 취소됐다. 김포공항은 활주로가 얼어붙어 오후 2시까지 항공기 187편(출발 90편, 도착 97편)이 결항되는 등 2001년 1월 이후 9년 만에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인천국제공항은 제빙 작업 등으로 항공기 이착륙은 이뤄졌으나 165편의 출발·도착이 지연되고, 회·결항도 발생해 혼란을 빚었다. 여객선의 경우, 인천과 서해안 섬 등을 오가는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등 13개 항로 19척의 연안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과 인천, 경기지방청에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순찰차와 제설차 등 장비 3900여대를 동원해 교통 관리에 나섰다. 또 도로관리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염화칼슘과 소금 2만144t을 뿌리며 제설작업을 벌였다.
한편, 국토부는 폭설로 인한 교통 통제 구간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눈길 교통정보’ 서비스를 이날부터 제공했다. 국토부 누리집(www.mltm.go.kr)에 들어가 눈길·교통정보를 클릭하면, 제설작업 중인 도로, 교통통제·사고 구간, 고속도로 정체구간, 항공기 결항 여부 등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연기 김성환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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