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사무국장(오른쪽)과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이사(가운데), 노태봉 봉하연락관(왼쪽)이 어렵게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들의 노력으로 김해 봉하마을은 ‘사람사는 세상’으로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노무현 1주기] 봉하마을 지킴이들
김정호 전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과 노사모 주축
생태·기념사업 등 이끌어…가족전체 옮겨 오기도
김정호 전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과 노사모 주축
생태·기념사업 등 이끌어…가족전체 옮겨 오기도
“김해 봉하마을의 미소천사, 농부, 봉투, 진영지기. 이 가운데 몇명을 아시나요?”
‘바보 노무현’이 떠난 지 어느 덧 1년. 그런데도 김해 봉하마을은 갈수록 노무현다워지고 있다. 노무현을 닮은 ‘봉하 폐인’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추진하던 사업들은 ‘영농법인 봉하마을’과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봉하재단)가 중심이 돼 계승하고 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봉하마을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생태마을로 가꾸기 위해 출발시킨 사회적 기업으로, 지금은 주주가 15명으로 늘어났고 자본금도 4억원으로 커졌다.
직원은 김정호 대표이사와 박성민 방앗간 공장장, 이한인·이성호 팀장, 오민영 과장 등 5명이다. 1984년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된 부산대생으로서 ‘변호사 노무현’과 만나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냈던 김 대표는 ‘제1호 자원봉사자’로 봉하마을에 정착했다. 그는 농사라고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봉하마을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농부 정호님’이라고 불린다. 부산에 있는 부인이 한 달에 한 번쯤 봉하마을로 찾아오는 ‘월말 부부’다.
이한인 팀장도 집은 부산이지만 김 대표와 봉하마을에서 ‘동거’하고 있다. 이름보다 ‘진영지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박 공장장은 자원봉사를 하려고 직장을 휴직했다가, 아예 퇴직을 하고 봉하마을에 눌러 앉았다.
봉하재단은 묘역과 생가 관리 등 노 전 대통령 추모·기념 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직원은 문용옥 상임이사와 김경수 사무국장, 손성학 운영홍보팀장, 김정현·이성연·윤을순 과장 등 6명이다. 모두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다.
김 국장은 항상 밝은 얼굴로 봉하마을 방문객들을 맞아 ‘미소천사’로 불린다. 봉하마을에서 다소 떨어진 김해 시내에 집을 마련한 그는 “김해로 이사오는 것은 내가 가족들을 설득했지만, 김해에서 어디에 살지는 내가 가족에게 설득당했다”고 겸연쩍어 했다. 노 전 대통령 공식 누리집인 ‘사람사는 세상’(knowhow.or.kr)을 관리하고, 이곳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김정현 과장은 ‘봉투’(봉하 찍사 투)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손성학 팀장은 묘역과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을 안내할 해설사들도 이끌게 됐다. 부산에서 출퇴근하는 손 팀장을 제외하면, 이들 모두 봉하마을 근처로 옮겨와 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대통령 관저 부속실에 근무했던 박은하 비서관과 경호실에 근무했던 최영 부장 등 2명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를 보좌하고 있다. 이들은 월요일이 휴일이지만 사실상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근무시간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정해져 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봉하마을 들머리에 사무국을 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도 자원봉사를 통해 봉하마을을 더욱 풍부하게 가꾸는 사람들이다. 직장을 휴직한 하경석 사무국장 등 2명이 상근하고 있다. 치안·경비 업무의 조율은 경남 김해서부경찰서 소속 노태봉 봉하연락관이 줄곧 맡고 있다. 김경수 국장은 ‘언제까지 봉하마을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한번도 그것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대통령님이 봉하마을에서 추진하던 일들이 탄탄하게 자리잡아 우리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해/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손성학 팀장은 묘역과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을 안내할 해설사들도 이끌게 됐다. 부산에서 출퇴근하는 손 팀장을 제외하면, 이들 모두 봉하마을 근처로 옮겨와 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대통령 관저 부속실에 근무했던 박은하 비서관과 경호실에 근무했던 최영 부장 등 2명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를 보좌하고 있다. 이들은 월요일이 휴일이지만 사실상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근무시간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정해져 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봉하마을 들머리에 사무국을 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도 자원봉사를 통해 봉하마을을 더욱 풍부하게 가꾸는 사람들이다. 직장을 휴직한 하경석 사무국장 등 2명이 상근하고 있다. 치안·경비 업무의 조율은 경남 김해서부경찰서 소속 노태봉 봉하연락관이 줄곧 맡고 있다. 김경수 국장은 ‘언제까지 봉하마을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한번도 그것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대통령님이 봉하마을에서 추진하던 일들이 탄탄하게 자리잡아 우리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해/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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