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국정 원활한 운영 위해 결단”
이동흡(62·사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사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일 후보로 지명한 지 41일 만의 중도 낙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공직후보 사퇴의 변’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과 관련해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오늘자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차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 후보자는 21~22일 인사청문회에서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과 위장전입, 관용차 임의 사용, 아파트 실거주 조건 위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이 후보자는 이후 정치권과 여론의 사퇴 압박에도 보름 가까이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일 특정업무경비 의혹과 관련해 횡령 혐의로 이 후보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상당 기간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장 인선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해, 박 당선인이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 이후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임을 내비쳤다.
헌법재판소장 임명 과정은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부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에 이르기까지 통상 3~4주가 걸린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 이강국(68) 소장이 퇴임한 이후의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가 두달 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정필 안창현 기자 fermata@hani.co.kr
특정업무경비 3억여원 ‘횡령’ 의혹에 결국 낙마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퇴압력을 받아온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저녁 후보자직을 결국 사퇴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내어 “저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오늘자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하고자 합니다”라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 전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 재임할 때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계좌에 입금해 ‘공금횡령’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6일 참여연대가 “헌법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를 매달 300만~500만원씩 개인 계좌로 입금해 모두 3억2000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가 있다”며 이 전 후보자를 고발한 건에 대해 지난 11일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전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고 쓴 것은 잘못된 관행을 따랐으니 거듭 사과드린다. 재임기간인 6년간 받았던 특정업무경비 전액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접한 트위터 이용자들은 “늦었지만 사필귀정”이라면서도 검찰의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퇴로 끝낼 게 아니라 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을 낱낱이 수사하여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동흡, 드디어 가는구나. 정말 질겼다” “검찰이 범죄를 눈감아주면 안 된다. 고위 공직자의 범죄일수록 반드시 처벌해야 공직사회가 깨끗해진다” “이젠 공금횡령 혐의로 사법처리 당할 일만 남았군” 등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자가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던 특정업무경비 3억원에 대해서는 “이동흡씨, 사퇴는 했어도 3억원은 뱉고 가시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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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업무경비 3억여원 ‘횡령’ 의혹에 결국 낙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후 국회에서 이동흡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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