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8번 출구로 나왔습니다. 거대한 유리건물이 서 있네요. 촌놈처럼 두리번거립니다. 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로 들어섭니다. 삼성전자 사옥입니다. 기자실에 도착했습니다. 어색하네요. 새 만남입니다. 만나려면 헤어져야 하죠. 꽉 찬 1년간 를 만들었습니다. 누구보다 기자들의 고생이 많았어요. 몸도 마음도...
자기 자신을 확신하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의 꼰대 확률은 90%. 안 그런가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말이 있죠. 번데기의 영호남 방언인 꼰데기에서 꼰대가 유래했다네요. 주름잡는 분들이라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나이가 들수록 사유와 경험이 늘어날 텐데 왜 마음 넓은 어른은 흔치 않냐고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동네를 크게 돌다, 엊그제는 고양시 호수공원을 한바퀴 뛰었습니다. 두 발이 땅을 박찰 때마다 상념은 사라지고 숨소리만 커집니다. 꽤 괜찮습니다. 비만율 최고를 달리는, 서글픈 30~40대 남성의 대열에 낄 생각은 없습니다. 운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 동네에서 야...
눈이 미친 듯 퍼붓는 밤이었습니다. 모든 소리가 죽어버린 것처럼 무척이나 고요했지만 눈 쏟아지던 풍광은 ‘미친 듯’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네요. 어두컴컴한 밤과 미친 듯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헤집고 버스는 내달렸지요. 고요한 소란은 아담한 풍취의 호텔 앞에서 멈춰섰습니다. 일본 후쿠시마의 한 온천호텔이...
두 장면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한 여인은 히말라야에 사랑을 묻었고 한 남자는 경기 양주에서 사랑을 버렸습니다. 일간지에 실린 사진을 한참 들여다 봤습니다. 한 여인이 제상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데 얼굴에서 드러나는 망연함이 그대로 전해져 왔습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신동민 대원의 아내입...
대학에 갓 입학한 3월이었을 겁니다. 한 친구가 소매를 잡아끌었습니다. 오늘 시간 있냐? 멋도 모르는 새내기한테 시간은 주체할 수 없는 무엇이었습니다. 왜? 쪽수 좀 채워주라. 뭔 소리야? 오늘 ○○여대랑 미팅인데 한 놈이 결석했다. 별다른 저항 없이 끌려간 곳이, 아마도 서울 돈암동 어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
조금 전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한 고등학교 선생님이 보내오신 이메일입니다. 지난주 그 학교 자그마한 도서관에서 1시간 정도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죠. 그즈음 아이들 특유의 반짝이는 눈빛들에 눈부셨던 정경이 아직 잔잔히 남아 있습니다. 글쓰기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 또는 답답함을 ...
원샷! 하고 마셔버리고 싶을 정돕니다. 하늘빛이 맑은 소주 한잔처럼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입니다. 서울 공덕동 어딘가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아, 산뜻한 반주 한잔 하지 않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적당히 선선하고 바람도 딱 가을의 그것입니다. 지금쯤 가을의 한가운데 ...
재미난 이야기에 눈은 반짝입니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풀어줄 스토리에 사람들은 귀 기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솔함이 아닐까 합니다. 진실하고 솔직한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표현되는 순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것은 물론 나만의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