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이 규 리상자들을 두고 그들은 떠났다아래층에 맡겨둔 봄을아래층에 맡겨둔 약속을아래층에 맡겨둔 질문을아래층에 맡겨둔 당신을아래층이 모두 가지세요그 상자를 나는 열지 않아요먼저 온 꽃의 슬픔과 허기를 재울 때고요히 찬 인연이 저물 때생각해보면 가능이란 먼 것만은 아니었어요-시집 <당신은 첫눈...
허기와 포만감의 극단을 오가는 고통, 그리고 희열. 매주 백수십권에 이르는 책을 훑어 살피고 고르고 읽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솟아올랐다 사라져버리는 감정입니다. 대학 시절 중앙도서관 장서 앞에 서면 가슴 깊이 차오르는, 어떤 감정에 시달리곤 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감각으로 전해오는 특유의 냄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