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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북-미 관계개선 찬물 끼얹는 ‘요미우리’의 전쟁 시나리오

등록 2007-12-14 19:35

한승동의 동서횡단
한승동의 동서횡단
한승동의 동서횡단 /

장차 일본이 직면하게 될 ‘엑스 데이(X-day)’ 시나리오?

‘재팬 포커스’ 사이트에 지난 7일 ‘일본은 미국-북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목이 떴기에 봤더니 일본 최대의 발행부수(1천만부가 넘는다)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 기사를 소개·해설한 글이었다. 그것은 지난 11월16일치 연재기사. 지난해 말부터 조지 부시 정권의 대북정책이 급선회하면서 핵·일본인 납치문제를 앞세운 대북 강경책으로 이를 막으려 안간힘을 써온 일본 우익세력의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한 그 기사는 1월 중순부터 시작한 ‘핵위협’이란 제목의 장기 특집기획물의 제5부 6번째 글.

“20xx년 x월x일, 미 중앙정보국(CIA)의 극비정보가 워싱턴에서 총리 관저에 전달됐다. 총리는 안전보장회의를 긴급소집, ‘테러리스트한테 핵무기를 팔아넘긴 사실이 증명되면 미국은 분명 선제공격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x일 오후 도쿄 이치가야에 있는 일본 방위성 A동 지하 3, 4층 중앙지휘소에서 미-일 공동통합작전회의가 열린다. “개전 첫날, 미군은 무수단과 기대령 등 미사일 지하발사기지를 벙커버스터 등의 유도탄으로 공격한다. 그 수는 하루 4000발….” 안달하던 자위대 간부가 미군의 설명에 끼어들었다. “800발이었던 이라크 침공 때의 5배인데, 그걸로 미사일 발사를 저지할 수 있을까.”

물론 ‘가상 시나리오’지만 취재를 토대로 짠 그럴 법한 시나리오다. 모든 건 미국이 판정한다. 최근 시리아내 정체불명의 시설을 북한의 핵기술 유출과 관련시키며 공격한 이스라엘과 미국 쪽 언론 플레이에서 보듯 상황에 따라 그런 판정은 얼마든지 일방적으로 자행될 수 있다.

한데, 북-미 관계정상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이 시기에 왠 전쟁시나리오? 바로 그 평화무드 때문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일본 우익이 오히려 고립돼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북한이 계속 ‘위험한 악당’으로 남아 있어 주고 남북한 대립이 계속돼야 한다. 그들의 목표는 그걸 빌미로 삼은 ‘평화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보통군대화, 곧 재무장을 통한 ‘보통국가’ 일본, 전쟁을 할 수 있는 군사대국 일본 만들기다. 그래야 중국과 패권을 겨룰 수 있고, 장차 ‘대동아공영’이라는 메이지 이래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다.(이런 일본 우익 판짜기 놀음에 놀아나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요미우리>가 납치와 북핵문제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바로 그 신문사의 회장 와타나베 쓰네오가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요미우리>가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서는 안 된다는 뜻밖의 주장을 펼쳐 세상을 놀라게 했는데, 그 무렵(2월 하순) 서울에 온 평화운동가 오다 마코토(올해 7월 타계)는 그게 다 ‘밤의 대통령’ 와타나베 쓰네오의 헌법개정을 위한 술수라고 단언했다. 개헌작업에 오히려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가 후쿠다 야스오 총리를 면담하고 나서 자민당-민주당 연정 모의설이 흘러나와 곤욕을 치렀을 때도 그 모의 주모자는 와타나베 쓰네오였다. 자민-민주 연정이 성공하면 헌법개정은 땅짚고 헤엄치기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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