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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따로 놀던 힙합! 개성 살린 결합! 같은 무대 집합!

등록 2006-05-10 21:05수정 2006-05-10 21:10

왼쪽부터 에픽하이, 양동근, 윤미래,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왼쪽부터 에픽하이, 양동근, 윤미래,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100도강추] 좌충우돌 막판 준비 ‘힙합팀 13일 합동콘서트’
5월 13일 장충체육관에서는 한국 힙합 사상 가장 큰 무대가 열린다. 드렁큰 타이거 등 한국을 대표하는 힙합가수 14개팀이 함께하는 ‘무브먼트 콘서트’. 공연을 주관한 에이치알드림의 손주현 팀장이 “무진장 말도 안 듣는” 가수들과 함께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연 준비 과정을 써서 보내주었다.

드렁큰타이거·리쌍 등 한자리에 모은 게 신기

드렁큰 타이거
드렁큰 타이거

3월 25일 첫번째 모임=드렁큰 타이거, 리쌍,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은지원, 윤미래, ‘더블케이’, ‘티비엔와이’, ‘올블랙’, ‘엠시케이’, ‘셔니슬로우’. 쟁쟁한 힙합팀들이 하나둘씩 모이자 압구정동의 작은 커피숍은 어느새 꽉 찼다. 양동근이 영화 촬영 때문에 못 온 것만 빼면 오늘은 아쉬운 게 없는 모임이었다. 이들을 모두 모은 자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드렁큰 타이거를 보고는 다들 “대장님”, “형” 소리를 부르며 반겼다. 첫 만남으로도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색깔이 묻어나왔다. 저음 속에서도 정감어린 드렁큰 타이거, 악수하는 손에서 반가움이 가득 묻어났다. 활기찬 노래와는 달리 의외로 조용한 ‘다이나믹 듀오’, 감정을 자아내는 노래와 달리 즐겁고 활기찬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묵직함 속에 또다른 중량감을 담고 있는 리쌍, 발랄하고 다정한 ‘에픽하이’, 귀여운 ‘올블랙’ 등 모두가 각양각색, 이들이 모두 합쳐 무브먼트팀이다. 오늘의 화제는 공연의 무대 배정과 효과 등이다. ‘오버’팀들은 조금 덜 알려진 ‘언더’팀들에게 더 멋진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사려깊게 주문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진하게 배어나온다. 시작이 좋다.

“팬클럽 위해 선예매” 개성만큼 아이디어 톡톡

3월 29일 두번째 모임=4월 1일 공연 예매 시작을 앞두고 리쌍,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은지원 팀들이 모였다. 팬클럽에 대한 배려와 포스터에 관한 의견 조율을 위한 자리다. 에픽하이와 다이나믹 듀오는 팬클럽을 위해 선예매를 제안했다. 모두가 찬성했다. 바비킴 앤드 부가킹즈, 은지원은 팬클럽에 대해 자신들의 마음을 담은 기념품을 주고 싶다고 했다. 포스터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샘솟듯이 나왔다. 리쌍은 공연의 의미를 추상적인 그림으로 표현해서 궁금함을 자아내자고 말했고, 은지원은 그래피티 같은 표현으로 힙합의 정통성을 살려보자고 제안했다. 에픽하이는 무브먼트 멤버 모두를 촬영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자고 의견을 냈다. 모두가 멋진 아이디어였다. 그렇지만 우리 힙합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포스터는 아무래도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각 팀들이 이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기해준 점이 고맙다. 그러나 2차 포스터를 통해서 좀 더 강한 이미지와 의미를 내포하는 느낌을 끌어내기로 했다.

4월 15일 세번째 모임=공연 예매가 시작되고 첫번째 모임이다. 그동안 개별적인 작은 모임을 제외하고는 멤버 전원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오늘의 화제는 무대 시안과 곡 배정이다. 오늘도 가지가지 아이디어를 내느라고 분주하다. 제이케이는 외국 공연의 예를 들며 돌출무대를 없애자고 이야기했다. 리쌍은 무대 위의 ‘붐박스’와 ‘디제이박스’에 관하여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상징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각자 한마디씩 해도 모두 열네번을 하는 셈이었다. 의견을 모은다는 게 쉽지 않았다. 조서를 꾸미듯이 무대감독과 연출감독이 한 팀씩 순서대로 이야기를 하고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구동성의 말들과 복잡한 회의를 거치는 동안, 연출팀들이나 힙합팀들이나 녹초가 되었다. 그렇게 중구난방의 얘기가 오가면서 조금씩 이야기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포스터와 무대 설치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다. 무대 부분이 특히 어려웠다. 무브먼트 팀들은 라디오 카세트 형태의 대형 구조물과 힘과 열정을 상징하는 주먹 조형물을 원했다. 난감했다. 기술적으로나 예산상으로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없을 것 같다. 연출팀과 멋쩍게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4월 28일 네번째 모임=각자 바쁘다 보니 그동안 두세팀들끼리 각자 약속을 잡고 공연을 상의하고 연습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큰 틀에서 무대가 정리됐다. 가수들의 욕심을 한꺼번에 소화하기 위해 무대감독과 연출감독은 600인치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형 화면을 통해 특수효과를 살리면서 가수들이 원하는 무대를 현실 속에서 입체감 있게 표현하기로 했다. 연출과 특수효과 등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큐시트(공연 각본)는 연출팀의 짜놓은 초안을 토대로 무브먼트가 재구성을 하기로 했다. 곡 선정과 배분을 보면 그들끼리도 많은 의견을 교감하고 긴 시간을 회의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아직은 미정인 그들의 큐시트가 불안하다. 그렇지만 믿어야지 다른 방법이 없다.


예정없던 밴드 집어넣고 ‘잘돼야 할텐데’

5월2일 다섯번째 모임=공연이 임박했다. 오늘 모임이 최종 회의가 될 듯싶다. 무브먼트 팀이 완성된 큐시트를 가지고 왔다. 그들은 음악을 세 부분의 주제로 분류했고 팀들마다 어울리는 특색을 짚어내 그룹을 만들었다. 느낌이 좋다. 그렇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무브먼트 팀에서 예정에 없던 밴드를 불러오기로 한 것. 무대장치나 예산을 고려하면 상당히 난감한 요구였다. 협의 끝에 ‘윈디시티’ 밴드를 극적으로 섭외했다. 무대팀과 협의 끝에 무대를 분할해서 밴드의 공간을 마련했다. 에픽하이와 다이나믹 듀오, 올블랙 등을 위해 비보이(B-boy) 공연을 결정했다. 비보이팀의 섭외가 어려웠지만, 친분을 통해 ‘맥시멈’을 초대했다. 이제 연습 일정과 공연 준비의 막바지다. 마무리 연습을 제외하고는 다시 모이기 힘들 것 같다. 공연의 성공을 빌 뿐이다.

손주현 에이치알드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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