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쿠쉬(왼쪽)와 스컬.
마리화나·교회·표절가수 등
민감한 소재 거침없이 다루며
레게 원형에 한발짝 더
“10월에 미국 활동 떠나요”
민감한 소재 거침없이 다루며
레게 원형에 한발짝 더
“10월에 미국 활동 떠나요”
3집 낸 스토니 스컹크
2인조 밴드 ‘스토니 스컹크’의 스컬과 에스쿠쉬는 레게에 ‘미친’ 음악인들이다. 고등학교 때 밥 말리의 ‘노 우먼 노 크라이’를 듣고 강력하게 끌린 이들은 이후 줄곧 이 자메이카 음악에만 달라붙었다. 그룹의 리더 스컬은 아예 레게 스타일로 머리를 땋은 ‘드레드 록’을 하고 다닌다. 또 레게의 정신을 따라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먹지 않는다. 그가 근 10년간 그러모은 밥 말리의 희귀 엘피 음반만 30여개. 음반 외에 레게 관련 수집품은 200개가 넘는다. 각각 99번과 04학번인 이들은 레게 음악에 매달리느라, 학교도 “가끔” 간다.
이들이 이번달에 3집 음반 〈스컹크 리딤〉을 내놓았다. 이전 1, 2집 음반에 비해 이번에는 레게 음악의 원형에 몇발짝 더 가깝게 다가섰다. 국내에서는 레게가 여전히 낯선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시도는 차라리 모험에 가깝다. 이전 두 개의 음반도 본격적인 레게 음반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흥행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2집 음반을 만들 때는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두 달 만에 음반을 정말 급조해야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레게 본연의 사운드와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어요.”(스컬)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대중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떨어지더군요. 어쩌면 이게 마지막 음반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정말 기억되는 레게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에스쿠쉬)
앨범의 타이틀 곡 ‘노 우먼 노 크라이’에서부터 이들은 레게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눌러담았다. 이 노래는 다름 아닌 밥 말리가 30여년 전 부른 동명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 스토니 스컹크는 실제로 이 노래에 말리의 실황 공연 일부를 잘라 담았다. 음반의 11번째 곡 ‘쿠셍 펭’은 아예 자메이카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파투아어를 써서 노래를 했다. 파투아어는 영어와 아프리카 토속언어 사이에서 탄생한 언어.
스토니 스컹크가 노래를 통해 마리화나 문제를 계속 다루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레게의 정신적 근간인 북중미의 흑인 인권운동 라스타주의에서 마리화나를 ‘지혜의 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2집 음반에 실린 ‘강아지’에서 이미 마리화나 복용에 대해 운을 뗐고, 3집에서도 ‘메리와 나’(빨리 발음해 보라)라는 연가 형식의 노래에 같은 메시지를 담았다. 이 노래에서 그들은 마리화나 복용 혐의로 경찰서에까지 가서 수사받던 얘기를 대화 형식으로 재치있게 풀어냈다. 이들은 실제로 작년에 마약 복용 혐의로 소환되고 무혐의로 풀려난 바 있다. 음반의 네번째 노래 ‘올레’에서는 이들이 레게를 리듬감 있게 직조해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음반에 실린 가사만을 보면 이들은 방송 활동은 거의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그들의 노랫말은 거침없고 직설적이다. 마약 복용을 얘기한 ‘메리와 나’, ‘노 모어 트러블’ 외에도 ‘오늘은 크게 울자’에서는 신앙 없는 교회를 비꼬고, ‘버팔로 2006’은 표절을 일삼는 동료 음악인들을 야유했다. 또 무려 세 노래에서 ‘창녀’라는 표현을 쓰거나 매매춘업소를 찾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한 이들의 답이 엉뚱하고 솔직하다. “어릴 때부터 집창촌이 있는 미아리 근처에서 살아서 많이 봐서 그런지 그분들에게 정서적인 친근감을 가지고 있어요.”(에스쿠쉬)
이들의 강렬하고 낯선 음악은 아직 국내에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정작 이들의 독특한 레게를 들은 국외 음악인들이 ‘러브콜’을 부르는 상황이다. 이들은 10월 미국 활동을 위해 출국한다. “레게가 국내에서 아직 낯설기 때문에 음반을 만들면서도 외국의 레게 음악을 약간 바꿔서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유혹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도 우리만의 레게를 만들자고 고집을 부렸어요. 그나마 외국에서 알아봐주니까, 그래도 보람이 있네요.”(스컬)
이들의 강렬하고 낯선 음악은 아직 국내에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정작 이들의 독특한 레게를 들은 국외 음악인들이 ‘러브콜’을 부르는 상황이다. 이들은 10월 미국 활동을 위해 출국한다. “레게가 국내에서 아직 낯설기 때문에 음반을 만들면서도 외국의 레게 음악을 약간 바꿔서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유혹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도 우리만의 레게를 만들자고 고집을 부렸어요. 그나마 외국에서 알아봐주니까, 그래도 보람이 있네요.”(스컬)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