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여자 음악인 백지영. <한겨레 자료사진>
[2010 한국대중음악상] 특별분야 수상작
팜 파탈-비련 천사 두 얼굴 백지영은 (엄정화와 더불어) 섹시 여성가수 중 몇 안 되는 생존자이다. 이 점이 중요한지도 모른다. 섹시 아이콘으로서의 여성가수가 10년 이상 장수한 사례는 (특히 한국에서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연기자와 가수를 오가던 스위치히터(엄정화)였다거나, ‘예능’을 발판으로 삼은 경우(이효리)라면 모를까. 그도 아니면 스캔들 속으로 사라지거나. 백지영은 자의든 타의든, 뇌쇄적인 팜 파탈과 ‘부러진 날개를 가진 천사’라는 전형적인 클리셰를 성공적으로 오가고 있다. ‘짐승돌’ 택연과의 ‘끈적한’ 컬래버레이션 ‘내 귀에 캔디’로 섹시형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슬픈 이별의 발라드 ‘총 맞은 것처럼’은, 은연중에 일종의 희생자로서의 여성가수의 삶이 중첩되며 더 슬프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백지영의 당당한 건재를 반기고 있는 듯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여자 음악인’을 수상했는데, 이 부문에서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면서도 ‘작가적인’ 정체성과 ‘진지한’ 가수라는 위상을 동시에 획득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는) 이소라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최지선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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