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큰타이거 <필 굿 뮤직: 디 에잇스 원더>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본연의 향으로 경계 무너뜨려 이미 대중에게 ‘대표 힙합 뮤지션’이라고 확실하게 각인된 드렁큰타이거라는 이름값과 시대를 역행한 2시디(CD)라는 음반 형태만으로 이 노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자칫하면 겉모양의 방대함에 전도되어 앨범의 진정한 맛을 음미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진짜 힘은 힙합 본연의 향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대표곡 ‘몬스터’는 트렌드를 과감하게 거스르고 로파이(Lo-Fi)한 힙합 음악으로 승부한 타이거의 배짱과 열정이 빚어낸 통쾌한 한방이다. 또다른 대표곡 ‘트루 로맨스’ 역시 제목과 아내 윤미래의 피처링에서 오는 (달콤한 사랑 노래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이들에게 짜릿한 반전을 선사한다. 이처럼, 실제로 구현된 힙합 음악들이 살아 숨쉬는 가운데, 타이거는 특유의 톤을 활용한 거침없는 플로를 타고 감정의 덩어리를 마음껏 토해낸다. 자꾸만 본연의 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힙합신에 생각할 거리를 던짐과 동시에 힘을 안겨준 선물과도 같다. 강일권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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