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 박주원 ＜집시의 시간＞

박주원 ＜집시의 시간＞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10년 뒤의 거장 탄생 예고 전주곡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소문난 세션 기타리스트였던 중고 신인 박주원이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걸고 처음으로 발표한 <집시의 시간>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집시 스윙이라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앨범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장르로부터 연상되는 그 어떤 이국적인 흥미로움에 기대지 않는다.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구석구석 느낄 수 있는 한국적인 멜로디와 정서, 그리고 그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드는 능숙한 테크닉과 화려하지만 적절한 피처링까지, 앨범을 다 듣고 나면 집시 음악이 원래부터 우리 음악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이 앨범은 하나의 특별한 장르를 넘어서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집시의 시간>은 국내 연주 음악의 가능성을 한 뼘 이상 넓힌 앨범이자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난 뒤에도 여전히 즐겨 들을 만한 음악이다. 한 명의 젊은 연주자가 장인을 거쳐 거장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동시대에 지켜볼 수 있는 건 행운이 아닐까. 아마도 이 앨범을 그 시작이라 감히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박정용 선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