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야만 시대 아름다운 절망의 선율 영화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공기는 배우들의 호연만으로 직조된 것이 아니다. 절제되어 과하지 않게 개입하면서도 테마를 구태의연하게 반복하기보다는 테마를 배반하는 불협음을 수시로 끼워넣는 음악 자체의 연출에서도 상투적인 감동과 멀찍하게 떨어진 낯선 어법이 돋보인다. 긴장하고 몰입하면서도 다시 긴장하고 몰입한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이질감은 영화음악을 맡은 이병우의 지적인 카리스마와 품격을 새삼 상기시킨다. 막장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만큼 상식과 동떨어진 일들만 횡행하는 야만의 시대에 때론 공범으로 때론 방관자로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의 배경음악으로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절망의 선율은 때로 뻔뻔하고 의뭉스러우면서도 비참하고 아름답다. 여전히 소수의 창작자들만이 번번이 주목받는 한국 영화음악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지만, 이른바 대작 영화에 이처럼 명확한 오늘의 빛깔과 개성을 불어넣은 감각은 존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다른 대작 영화 <해운대>까지 후보에 올려놓는 그의 재능이 앞으로도 우리 영화음악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정민갑 선정위원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2부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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