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짬짜미 지역 아파트값 변동률
23평형 계약 2주만에 강요당해
주민 카페 이용 조직적 “전세값도 올려봅시다”
구리 25평 호가 4억원…매물 품귀 ‘부르는게 값’
주민 카페 이용 조직적 “전세값도 올려봅시다”
구리 25평 호가 4억원…매물 품귀 ‘부르는게 값’
[현장]
수도권 아파트값 올리기 중소형까지 기승
“3천 더 올려주든지 계약 깨든지” “3천만~4천만원씩 올려 등록들 하시고, 중개업소에서 전화오면 거둬들인 뒤 다시 3천만~4천만원씩 올려 등록들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금방 평당 2천만원 시대에 접어들 것입니다. 10년 쌓인 한을 우리도 한 번에 풀어봅시다.” 13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노원(구) 사랑방’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주인들이 최근 집값 오름세 속에서 매물이 부족한 틈을 타, 집값을 턱없이 올리고 있다. 정부 단속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부녀회의 조직적인 아파트값 ‘짬짜미’가 곳곳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까지 올려 받으려 짬짜미를 시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효자촌 23평형 아파트를 2억2천만원에 계약한 신아무개(33)씨는 계약서를 쓴 지 불과 2주일 만에 집주인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당했다. 주인은 “집값이 올라 그 가격엔 못 팔겠으니 3천만원 더 올려 주든지, 아니면 계약금 2천만원을 배상받고 없었던 일로 하든지 하나를 택하라”고 재촉했다. 애초 가격도 벅찼던 신씨는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위약금으로 3주 만에 2천만원을 번 셈이지만, 신씨는 “이 가격대로는 주변에 갈 곳이 없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신씨는 “주변 중개업소에서 사정을 들어보니, 이 일대 소형 평수 집주인들이 3억원 이하로는 집을 내놓지 말자고 짰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았던 중소형 아파트나 외곽 지역으로까지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소형 평수 밀집지역으로 최근 집값이 폭등한 서울 노원구에서는 전·월셋값 가이드라인이 등장할 정도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여름 부천 상동과 중동에서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던 짬짜미 수법이 노원구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며 “짬짜미에 협조하지 않는 중개업소는 주민들이 구청에 실거래가 신고 위반을 고발하는 방식으로 퇴출시키려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구리 25평 호가 4억원
매물 품귀 ‘부르는게 값’
경기 구리시도 일부 단지 주민들의 짬짜미 시도를 신호탄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곳으로 꼽힌다. 토평동 25평형 호가가 최고 4억원에 이르고, 32평형은 6억원을 부른다. 구리시도 지난 몇 주 동안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과정에서 매매 계약 해약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짬짜미까지는 아니지만 집주인들이 값을 크게 올려 부르는 데도 많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차 단지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소에 33평형 아파트를 8억원에 팔겠다는 매물이 나와 있다. ㄱ공인중개사 관계자는 “33평형은 한 달 전쯤에 6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집주인들이 매물 품귀 현상을 이용해 호가를 올려도 너무 올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종훈 석진환 기자 cjhoon@hani.co.kr
수도권 아파트값 올리기 중소형까지 기승
“3천 더 올려주든지 계약 깨든지” “3천만~4천만원씩 올려 등록들 하시고, 중개업소에서 전화오면 거둬들인 뒤 다시 3천만~4천만원씩 올려 등록들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금방 평당 2천만원 시대에 접어들 것입니다. 10년 쌓인 한을 우리도 한 번에 풀어봅시다.” 13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노원(구) 사랑방’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주인들이 최근 집값 오름세 속에서 매물이 부족한 틈을 타, 집값을 턱없이 올리고 있다. 정부 단속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부녀회의 조직적인 아파트값 ‘짬짜미’가 곳곳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금까지 올려 받으려 짬짜미를 시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효자촌 23평형 아파트를 2억2천만원에 계약한 신아무개(33)씨는 계약서를 쓴 지 불과 2주일 만에 집주인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당했다. 주인은 “집값이 올라 그 가격엔 못 팔겠으니 3천만원 더 올려 주든지, 아니면 계약금 2천만원을 배상받고 없었던 일로 하든지 하나를 택하라”고 재촉했다. 애초 가격도 벅찼던 신씨는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위약금으로 3주 만에 2천만원을 번 셈이지만, 신씨는 “이 가격대로는 주변에 갈 곳이 없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신씨는 “주변 중개업소에서 사정을 들어보니, 이 일대 소형 평수 집주인들이 3억원 이하로는 집을 내놓지 말자고 짰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았던 중소형 아파트나 외곽 지역으로까지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소형 평수 밀집지역으로 최근 집값이 폭등한 서울 노원구에서는 전·월셋값 가이드라인이 등장할 정도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여름 부천 상동과 중동에서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던 짬짜미 수법이 노원구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며 “짬짜미에 협조하지 않는 중개업소는 주민들이 구청에 실거래가 신고 위반을 고발하는 방식으로 퇴출시키려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구리 25평 호가 4억원
매물 품귀 ‘부르는게 값’
경기 구리시도 일부 단지 주민들의 짬짜미 시도를 신호탄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곳으로 꼽힌다. 토평동 25평형 호가가 최고 4억원에 이르고, 32평형은 6억원을 부른다. 구리시도 지난 몇 주 동안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과정에서 매매 계약 해약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짬짜미까지는 아니지만 집주인들이 값을 크게 올려 부르는 데도 많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차 단지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소에 33평형 아파트를 8억원에 팔겠다는 매물이 나와 있다. ㄱ공인중개사 관계자는 “33평형은 한 달 전쯤에 6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집주인들이 매물 품귀 현상을 이용해 호가를 올려도 너무 올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종훈 석진환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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