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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대계 지식인들 ‘시오니즘과 결별’

등록 2007-02-06 18:04수정 2007-02-06 18:33

왼쪽부터 에릭 홉스봄 역사학자, 해럴드 핀터 극작가·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 마이크 리 영화감독, 니콜 파리 디자이너, 브라이언 클루그 철학자·옥스퍼드대 교수
왼쪽부터 에릭 홉스봄 역사학자, 해럴드 핀터 극작가·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 마이크 리 영화감독, 니콜 파리 디자이너, 브라이언 클루그 철학자·옥스퍼드대 교수
홉스봄 등 영국 저명인사 130명 성명
“이스라엘 정부 반대·팔레스타인도 인권도 보장”
영국의 유대계 저명인사 130명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점을 옹호하는 시오니즘 및 유대인 공동체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1917년 이른바 ‘밸푸어선언’으로 이스라엘 건국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던 영국에서 유대계 지식인들의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밸푸어선언이란 당시 영국 외상 아서 밸푸어가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민족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한 것을 말한다.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해럴드 핀터, 영화감독 마이크 리, 디자이너 니콜 파리 등은 5일 일간 <가디언>의 여론사이트 ‘코멘트 이즈 프리’를 통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독립적 유대인들의 목소리’라는 모임을 꾸린 이들은 신문광고도 내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며 “이스라엘과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땅을 비롯한 어디에라도 보편적 인권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특히 “서안과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끔찍한 생활조건 속에 희망 없이 살아간다”며 “이스라엘 정부의 어떠한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에도 반대한다”고 했다. 차별과 집단학살을 경험한 유대인들의 타민족 억압은 더욱 잘못됐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성명서에 서명한 이들은 영국유대인대표자회의의 정통성도 부인했다. 브라이언 클루그 옥스퍼드대 교수는 “어느 일방이 유대인들 목소리를 대변할 수는 없다”며 “유대인대표자회의는 유대인 전체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대교와 민간 인사들이 대표단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종전의 전통과 결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이유로, 지난해 7월 유대인대표자회의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지지시위를 이끈 일을 꼽았다. 클루그 교수는 “모세도 하나님과 논쟁을 벌였다”며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위기를 꼬집었다.

다른 곳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걱정하는 캐나다 유대인들의 동맹’, ‘남아프리카 유대인들’은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공습 중단 등을 요구했다. 미국 유대계 인사들인 토니 주트 뉴욕대 교수, 극작가 토니 커시너, 시인 아드리안느 리치 등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트 교수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가 “이스라엘의 정책에 대한 정치적 방어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주의적 혐오를 담은 반유대주의와 이스라엘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반시오니즘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유대인위원회 등은 “새로운 반유대주의”, “자학적 유대인들”이라는 식의 비난을 가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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