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회귀 강력 비판
신당파와 정면대결 예고
신당파와 정면대결 예고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또다시 정면 비판했다.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인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서였다. 노 대통령은 지금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이다. 그는 출국날(3일) 새벽에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차별화와 탈당은 해답이 될 수 없다. 당 진로는 지도부만 논의해선 안 되고 당헌에 따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당이 보여준 지도력 훼손과 조직윤리의 실종을 바로잡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당 진로 문제는) 당헌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통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속 의원 전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향후 당의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다. 나아가 당내 통합신당파와 전당대회를 통해 정면 대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그는 또 “역대 정부에서 여당은 어려움에 처하면 대통령과 차별화로 해결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이런 차별화가 당의 지지도를 올리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당정분리 원칙을 세우고 여당을 통제하지 않았기에, 과거처럼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권력투쟁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남당도 호남당도, 지역당은 안 된다”고 ‘지역당 반대’ 입장도 거듭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해외순방이나 잘 하시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커다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지금은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때다”라고 말했다. 해외순방에 나선 대통령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글을 쓴 데 대한 우회적 비판인 셈이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도 “어려울 때일수록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당과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충고’했다.
이태희 김태규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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