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통일부 직원들이 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부서 폐지 방침에 따른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정부 조직개편 후폭풍] 통일 관련 시민단체·전문가 “인수위 통일관 우려”
이 당선인 “모든 부처가 경협 관여…통일 대비조처”
이 당선인 “모든 부처가 경협 관여…통일 대비조처”
대통령직 인수위의 통일부 폐지 방침에 대해 1인 시위, 반대 성명 발표 등 각계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통일의 단계에 대비한 조처라고 해명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통일부 폐지가 남북관계 경시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확대될 남북간 교류를 대비하면서 그 다음 통일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정부조직을 개편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과거 남북관계는 양쪽이 각각 특정 부서에서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협상했으나 이제는 남북관계도 한 단계 더 올라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통일에 대비해야 하는데 전략적으로 어느 한 부서가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경제협력이 적극적으로 되면 모든 부서가 다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통일부는 오전 9시부터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이재정 장관 주재로 팀장급 이상 간부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부처 폐지 문제점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통일부 조직의 동요를 막고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대책회의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이재정 장관은 “남북관계는 국가 장래와 한반도 평화에 걸린 문제니, 부처 이기주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의연하게 대처해나가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회의를 마친 뒤 이재정 장관은 기자들에게 “통일부 폐지로 미래의 남북관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며 “뭐라 말할 수 없이 참담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인수위 내부의 전도된 사고체계”라며 “인수위는 민족문제를 무시하고 남북관계를 국가간 외교로 이해하는 발상을 내보였고,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국정 기조의 근본적 교란에 대해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세종논평’에서 “우리 스스로가 민족문제, 한반도문제에 대해 발언권을 키우지 않으면서 국제사회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존중해 줄 것을 어떻게 요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통일부 폐지 방침이 나온 16일 오후부터 서울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폐지 반대 1인 시위에 나서, “조직개편안이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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