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
⑦ 제7영역: 민족과 역사
2.기출문제에서 논제 찾기 ■ 기출문제 : 다음 제시문 [A], [B]는 인류 문명의 역사에 관하여 각각 다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을 간략히 비교 분석하고, 그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하여 인류의 미래를 전망해 보시오. (2005학년도 경희대학교 논술고사) [A] 탈냉전 세계에서 문화는 분열과 통합의 양면으로 위력을 발휘한다. 문화적으로 통합되어 있지만 이념적으로 갈라져 있던 민족이 다시 뭉치고 있다. 이념이나 역사적 상황으로는 통합되어 있지만 이질적 문명으로 구성되어 있던 사회는 소련, 유고슬라비아, 보스니아처럼 다시 갈라지거나,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수단, 인도, 스리랑카처럼 극심한 긴장을 겪고 있다. 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도 협력한다. 유럽 연합처럼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국가들에 토대를 둔 국제 기구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국제 기구보다 훨씬 원활하게 굴러간다. 문명마다 철학적 전제, 밑바탕에 깔린 가치관, 사회 관계·관습, 삶을 바라보는 총체적 전망은 크게 다르다. 세계 전역에서 불고 있는 종교의 부흥 바람은 이런 문화적 차이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문화는 달라질 수 있고 문화가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성격도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문명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치·경제적 발전의 중요한 차이는 상이한 문화에 명백히 뿌리를 두고 있다.
탈냉전 세계는 일곱 내지 여덟 개의 주요 문명으로 이루어지는 세계다. 문화적 동질성과 이질성은 국가들의 이익·대결·협력 양상을 규정한다.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국가들은 놀라우리만큼 판이한 문명들에서 유래하였다.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지적 분쟁은 판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이나 국가 간의 층돌이다. 정치·경제적 발전의 지배적 양상은 문명마다 다르다. 국제 문제에서 중요한 사안에는 문명의 차이도 들어간다. 장기간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 문명으로부터 비서구 문명으로 힘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세계 정치는 다극화, 다문명화되었다. 새로운 세계에서는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과 집단들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고 대체로 적대적인 경향을 띨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는 문명 간의 관계다.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폭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층선은 이슬람과 이웃한 정교, 힌두, 아프리카, 서구 기독교 문명 사이에 놓여 있다.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지배적 대립은 서구 대 비서구의 양상으로 나타나겠지만, 가장 격렬한 대립은 이슬람 사회와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에서 나타날 것이다. 미래의 가장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비관용, 중화의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것이다. 이슬람과 중국은 판이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둘 다 서구에 대한 크나큰 우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문명의 실력과 자긍심은 서구와의 관계에서 나날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치관과 이익을 둘러싼 서구와의 충돌 역시 다각화되고 심화되고 있다. [B] 1430년대의 10년 동안,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가 유럽의 대부분 지역을 강타했고, 여름에는 고온과 폭우가 계속되었다. 이러한 기상 이변으로 말미암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과 보헤미아 지방에서는 시민 소요가 일어났고, 영국과 프랑스는 백년전쟁이라는 가혹한 국면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육지와 바다에서 팽창을 거듭하던 명 왕조도 내분에 휩싸여 붕괴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13세기 후반부터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줄곧 북부 유럽의 문화적 중심지는 트론트하임에서 베르겐으로, 다시 베르겐에서 오슬로로, 그 다음에는 코펜하겐으로 점차 남쪽으로 이동했다. 그리하여, 1536년에 노르웨이는 더 이상 독립 국가를 유지할 수 없었으며, 아이슬란드 역시 코펜하겐의 절대적 지배를 더욱 강하게 받게 되었다. 1707년에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 스코틀랜드가 독립 국가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대영제국에 흡수되어 런던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극동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면, 서기 300년경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건기가 계속되었는데, 이는 유목민의 침입으로 몰락한 중국 북부의 진 왕조의 혼란기와 일치한다. 중국 남부로 유입된 피난민들은 그곳에서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한국과 일본 서부 지방으로 이동한 피난민들은 그 나라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만주족이 중국에 침입함에 따라 이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고, 결국은 소빙기의 가혹한 시기에 명 왕조는 붕괴하고 말았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기후가 인간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수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진행되어 온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이 좋은 예인데, 이는 후빙기 말에 나타나 이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저지대와 해안의 평야 지대를 물에 잠기게 했다. 그 뒤에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 북서부, 중앙아시아 사막에서 진행된 건조화는 인간의 활동과 문화에 종말을 고하게 만들었다. 건조화가 처음에는 식량 부족을 가져왔다가, 결국에는 이와 함께 인구 이동을 가져왔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유의 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101자∼1,2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2. 제목은 쓰지 말고 특별한 표시를 하지 마시오. ■ 논제 파악 무엇을 묻고 있는가 좋은 논술을 쓰려면 우선, 논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지. 논제 파악은 출제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발문을 꼼꼼히 읽어야 해. 이 문제는 발문에서 ① 인류 문명의 역사에 관하여 각각 다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는 제시문 [A], [B]의 각기 다른 관점을 간략히 비교 분석하고, ② 이 두 가지 관점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하게 된 근거를 밝힌 뒤, ③ 그러한 입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전망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먼저 제시문 [A]를 요약해 보자. <탈냉전 세계에서 문화는 분열과 통합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세계는 일고여덟 개의 문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은 적대적인 경향을 보인다. 그 중 가장 격렬한 대립은 이슬람 사회와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에서 나타난다. 서구 사회의 오만함과 이슬람과 중국이 가지고 있는 서구에 대한 우월 의식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적 전통이 적대적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나아가 제시문 [B]를 요약해 보자. <기후의 변화는 인류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혹한과 혹서뿐만 아니라, 폭우와 건조화, 그리고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 등 여러 기상 이변은 인구의 이동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이동은 문화적, 정치적 변화를 초래하여 국가의 흥망까지도 좌우하게 되었다.>
이처럼 두 제시문은 인류 문명의 역사에 대하여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어. 곧, 제시문 [A]는 인류의 역사를 움직이는 결정적 원인은 문화에 있다(문화 결정론)고 보는 데 비해, 제시문 [B]는 환경―기후의 변화―이 인류의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환경 결정론)고 보고 있지. 따라서, 우선 두 제시문을 간략하게 비교 분석하면 될 거야. 그런 뒤 하나의 관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반대하는 관점을 논박하고 지지하는 관점을 옹호한 다음,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의 논리를 이용하여 미래를 전망하면 될 거야. 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⑦ 제7영역: 민족과 역사
2.기출문제에서 논제 찾기 ■ 기출문제 : 다음 제시문 [A], [B]는 인류 문명의 역사에 관하여 각각 다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을 간략히 비교 분석하고, 그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하여 인류의 미래를 전망해 보시오. (2005학년도 경희대학교 논술고사) [A] 탈냉전 세계에서 문화는 분열과 통합의 양면으로 위력을 발휘한다. 문화적으로 통합되어 있지만 이념적으로 갈라져 있던 민족이 다시 뭉치고 있다. 이념이나 역사적 상황으로는 통합되어 있지만 이질적 문명으로 구성되어 있던 사회는 소련, 유고슬라비아, 보스니아처럼 다시 갈라지거나,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수단, 인도, 스리랑카처럼 극심한 긴장을 겪고 있다. 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도 협력한다. 유럽 연합처럼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국가들에 토대를 둔 국제 기구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국제 기구보다 훨씬 원활하게 굴러간다. 문명마다 철학적 전제, 밑바탕에 깔린 가치관, 사회 관계·관습, 삶을 바라보는 총체적 전망은 크게 다르다. 세계 전역에서 불고 있는 종교의 부흥 바람은 이런 문화적 차이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문화는 달라질 수 있고 문화가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성격도 시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문명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치·경제적 발전의 중요한 차이는 상이한 문화에 명백히 뿌리를 두고 있다.
탈냉전 세계는 일곱 내지 여덟 개의 주요 문명으로 이루어지는 세계다. 문화적 동질성과 이질성은 국가들의 이익·대결·협력 양상을 규정한다.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국가들은 놀라우리만큼 판이한 문명들에서 유래하였다.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지적 분쟁은 판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이나 국가 간의 층돌이다. 정치·경제적 발전의 지배적 양상은 문명마다 다르다. 국제 문제에서 중요한 사안에는 문명의 차이도 들어간다. 장기간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 문명으로부터 비서구 문명으로 힘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세계 정치는 다극화, 다문명화되었다. 새로운 세계에서는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과 집단들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고 대체로 적대적인 경향을 띨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는 문명 간의 관계다.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폭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층선은 이슬람과 이웃한 정교, 힌두, 아프리카, 서구 기독교 문명 사이에 놓여 있다.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지배적 대립은 서구 대 비서구의 양상으로 나타나겠지만, 가장 격렬한 대립은 이슬람 사회와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에서 나타날 것이다. 미래의 가장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비관용, 중화의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것이다. 이슬람과 중국은 판이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둘 다 서구에 대한 크나큰 우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문명의 실력과 자긍심은 서구와의 관계에서 나날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치관과 이익을 둘러싼 서구와의 충돌 역시 다각화되고 심화되고 있다. [B] 1430년대의 10년 동안,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가 유럽의 대부분 지역을 강타했고, 여름에는 고온과 폭우가 계속되었다. 이러한 기상 이변으로 말미암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과 보헤미아 지방에서는 시민 소요가 일어났고, 영국과 프랑스는 백년전쟁이라는 가혹한 국면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육지와 바다에서 팽창을 거듭하던 명 왕조도 내분에 휩싸여 붕괴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13세기 후반부터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줄곧 북부 유럽의 문화적 중심지는 트론트하임에서 베르겐으로, 다시 베르겐에서 오슬로로, 그 다음에는 코펜하겐으로 점차 남쪽으로 이동했다. 그리하여, 1536년에 노르웨이는 더 이상 독립 국가를 유지할 수 없었으며, 아이슬란드 역시 코펜하겐의 절대적 지배를 더욱 강하게 받게 되었다. 1707년에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 스코틀랜드가 독립 국가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대영제국에 흡수되어 런던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극동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면, 서기 300년경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건기가 계속되었는데, 이는 유목민의 침입으로 몰락한 중국 북부의 진 왕조의 혼란기와 일치한다. 중국 남부로 유입된 피난민들은 그곳에서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한국과 일본 서부 지방으로 이동한 피난민들은 그 나라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만주족이 중국에 침입함에 따라 이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고, 결국은 소빙기의 가혹한 시기에 명 왕조는 붕괴하고 말았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기후가 인간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수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진행되어 온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이 좋은 예인데, 이는 후빙기 말에 나타나 이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저지대와 해안의 평야 지대를 물에 잠기게 했다. 그 뒤에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 북서부, 중앙아시아 사막에서 진행된 건조화는 인간의 활동과 문화에 종말을 고하게 만들었다. 건조화가 처음에는 식량 부족을 가져왔다가, 결국에는 이와 함께 인구 이동을 가져왔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유의 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101자∼1,2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2. 제목은 쓰지 말고 특별한 표시를 하지 마시오. ■ 논제 파악 무엇을 묻고 있는가 좋은 논술을 쓰려면 우선, 논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지. 논제 파악은 출제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발문을 꼼꼼히 읽어야 해. 이 문제는 발문에서 ① 인류 문명의 역사에 관하여 각각 다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는 제시문 [A], [B]의 각기 다른 관점을 간략히 비교 분석하고, ② 이 두 가지 관점 중 하나의 입장을 택하게 된 근거를 밝힌 뒤, ③ 그러한 입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전망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먼저 제시문 [A]를 요약해 보자. <탈냉전 세계에서 문화는 분열과 통합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세계는 일고여덟 개의 문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은 적대적인 경향을 보인다. 그 중 가장 격렬한 대립은 이슬람 사회와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에서 나타난다. 서구 사회의 오만함과 이슬람과 중국이 가지고 있는 서구에 대한 우월 의식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적 전통이 적대적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나아가 제시문 [B]를 요약해 보자. <기후의 변화는 인류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혹한과 혹서뿐만 아니라, 폭우와 건조화, 그리고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 등 여러 기상 이변은 인구의 이동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이동은 문화적, 정치적 변화를 초래하여 국가의 흥망까지도 좌우하게 되었다.>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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