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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록 2007-01-07 19:24수정 2007-01-07 19:27

박용성 교사의 인문 사회 비타민
박용성 교사의 인문 사회 비타민
박용성 교사의 인문 사회 비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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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진다. 그런데 이러한 물음에 대해 확실한 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 하면, 인간은 간단히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면서 다른 동물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스스로를 동물이라 부르기를 주저하며 동물과는 다른 고귀한 특성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한다.-<윤리와 사상>(교육인적자원부) 10쪽

인간의 본질을 문제삼고, 전인간을 해명해 보려는 학문이 있다. 이를 철학적 인간학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철학적 인간학을 개척한 독일의 철학자 셸러는 “철학적 인간학은 인간에 관해서 모든 과학들이 얻어 낸 풍성한 개별 지식을 근거로 하여 인간의 자기 의식과 자기 성찰에 관한 새로운 형식을 전개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철학>(교학사) 132쪽

■ 논제 찾아 이해하기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우리가 입버릇처럼 쓰는 말이야. 그렇다면 사람다운 사람이란 무엇이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처럼 인간의 본질을 문제삼으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고, 이를 밝혀 보려는 학문이 바로 인간학(anthropology)이야.


인간은 동물이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고찰할 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간을 동물로 바라보는 연구야. 이처럼 인간을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로 ‘생물학적 인간학’이지. 뼈대 구조와 두개골, 생물 습성 등을 비교하여, 인간이 동물과 어떤 점에서는 같고 어떤 점에서는 다른가 하는 특징을 찾아내는 거야.

다윈을 중심으로 하는 고전적 진화론에서는 유사성의 관점에서 인간을 동물과 비교했어. 그 결과, 인간이 유인원에서 진화되었다고 믿게 되었지. 이러한 진화론적 관찰은 인간과 유인원의 유사점을 보게 했고, 그 결과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본질 규정을 배제해 버렸어. 그래서 인간이 다른 동물에 견줘 보다 복잡한 신체 구조와 기능을 가졌다는 것 이상을 보여 주지 못했지. 모든 정신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거야.

20세기 들어 생물학의 새로운 연구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성이라고 하는 관점을 열어 놓았어. 대부분의 동물은 태어나서 1주일 안에 걷거나 달릴 수 있지만, 인간은 1년이 지나지 않으면 걸을 수조차 없어. 그런데 동물의 전문성이 동물을 언제나 동물의 자리에 머물러 있도록 만들었는데, 인간은 비전문성 때문에 오히려 문화를 창조할 수 있었다는 거야. 인간은 비전문적 신체 구조 때문에 그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방도를 궁리하지 않으면 안 됐고, 이러다 보니 생각이 발달해 도구를 만들게 됐다는 거야.

하지만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견해만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어. 거기에는 인간적인 특성을 이루는 풍부한 성질을 생물학적 유기체의 작용으로 ‘환원’해서, 인간을 전적으로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작용과 반응에 따라 해석하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 인간을 이해하는 데 가치론적인 문제를 배제하고 사실적인 문제만을 다루는 것은 인간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가져와. 분명히 인간은 물질 세계의 한 부분으로서 인과론적인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이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 인간을 전부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어.

그래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정도의 차이’가 아닌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견해가 나타나게 됐어. 그렇다면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인간만이 이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성이야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되게 하는 본질적 특성이라 하지. 인간을 이성적인 동물(Homo sapiens)이라고 규정하는 고전적 정의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이성적 인간학’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지.

이성이란 참과 거짓, 옳음과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을 식별하는 능력이야. 다른 동물들이 오직 본능에 따라서 행동하는 데 견줘, 인간은 이성을 통해 거짓이 아닌 참을, 그름이 아닌 옳음을, 추함이 아닌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거야. 그리스 철학자들은 사람의 마음에는 이성에 대립되는 다른 힘들이 함께 있기는 해도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 가는 것은 이성이고, 이러한 이성은 자율적이며 가장 높고 강한 힘을 가진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어.

이성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하지만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지. 우리는 때로는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마찬가지야. 죽음의 공장 아우슈비츠는 말할 것도 없고, 꿈의 공장 할리우드 또한 말초적 환각을 제공할 뿐이야. ‘이성에 의한 사회의 진보와 역사의 완성’이라는 근대의 단일한 가치 체계는 산산조각이 난 지 오래지.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따라서 인간이 무엇이냐는 물음은 여러 관계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있어. 인간은 동물이므로 동물과 비교해 보는 것(생물학적 인간학)도 가능하고,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서 연구하는 것(이성적 인간학)도 가능해. 인간은 욕망의 만족을 추구하면서 전적으로 생물학적 수준에서 삶을 영위할 수도 있지만, 자연을 능가하는 정신으로 살아갈 수도 있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여러 해석들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은 까닭이 여기에 있지.

그러므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어느 하나의 극단을 피하는 종합에서 발견할 수 있어. 인간은 동물이기에 동물로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폭넓은 사회적 관심을 가진 책임 있는 존재로도 살아갈 수 있지. 박용성/<교과서와 함께 구술 논술 뛰어넘기> 저자, 여수여고 교사

위 논제와 관련 있는 대입 논술고사 기출문제(1999년 이화여대 정시)는 인터넷 한겨레(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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