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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과 논술 변천사

등록 2007-12-23 15:17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이범의 거꾸로공부법 /

90년대에 이과 논술 문제는 문과 논술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많은 대학에서 이과나 문과나 별 차이없는 논술문제를 출제했다. 일부 대학에서 문과 논술과 다소 차별적인 이과 논술문제를 출제하기도 했으나, 그것은 수학·과학적 개념이나 방법을 정교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과학사, 과학철학, 과학기술과 사회(STS) 등의 주제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가 되자 정시 전형에서 이과 논술이 거의 폐지된다. 유명 대학 가운데 마지막까지 이과 논술을 유지한 경우는 연세대였는데, 2002학년도가 마지막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논술은 문과용’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 이과 논술이 ‘수시’라는 새로운 제도 속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데,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수시 전형의 이과 논술은 본격적인 수학·과학 문제가 주종이었다는 점에서 이전까지의 경향과 크게 달랐다.

2006년 상반기가 되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가 2008학년도 논술 문제 유형을 발표한다. 그런데 대학마다 문제 유형이 제각기였다. 서울대는 수리논술+과학논술, 연세대는 이른바 ‘다면사고형’ 논술(문과생에게 주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문제였다), 고려대는 수리논술+언어논술(고려대는 예시문제를 발표하진 않았으나 당시의 수시 논술문제와 같은 유형으로 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식이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이과생들은 대단한 혼란과 부담감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스러운 상황은 대학서열화 덕택(?)으로 종식됐다. 원리는 간단하다. 정시전형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는 ‘가’군에 속해있고 서울대는 ‘나’군에 속해있다. 그런데 연세대·고려대 가운데 한 대학이 서울대와 동일한 문제 유형으로 ‘줄을 서는’ 순간, ‘나’군에 서울대를 지원하는 수험생은 모두 ‘가’군에서 그 대학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수험생들에게 ‘왕따’당할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서울대 문제유형으로 통일시키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치는 다른 대학들에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고, 그래서 결국 2007년 상반기에 주요 대학에서 발표한 논술 모의고사들을 살펴보면 이과 논술문제의 유형이 대부분 서울대형(수리논술+과학논술)으로 통일됐음을 알 수 있다.

개중에도 예외는 있다. 경희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의 경우 이른바 언어논술(문과형 논술) 문제가 포함되며, 이중 이화여대는 과학논술 없이 언어논술+수리논술 문제로 논술고사를 치른다. 의예과 시험을 별도로 치르는 경우에도 대개의 종합대학에서는 수학 및 과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문제를 내므로 수리논술+과학논술 문제가 출제된다. 다만 일부 지방 사립대 의예과와 한의예과의 경우 의학·한의학 전공 교수들이 출제하기 때문에 화학·생물 중심의 과학논술만, 혹은 수리논술 없이 언어논술+과학논술 문제가 출제된다.

서울대는 예외적으로 첫날에 논술고사를, 둘째날에 구술면접고사를 치르고 이를 합산한다(구술면접고사는 수시에서는 여러 대학의 일부 전형에서 치러지지만, 정시에서는 극히 예외적이다). 서울대 정시 이과 구술면접고사의 과목은 올해부터 지원단위별로 1개과목이 지정됐는데, 대체로 수학이고 일부 과학 과목들이 지정됐으며 약대와 생활과학대는 예외적으로 생물+화학 2과목이 지정됐다. 예년에 비춰보면 서울대 정시 구술면접은 거의 완전한 본고사형 시험으로서 난이도는 고교과정 최상위 수준이다.

그래텍(곰TV) 이사, EBS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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