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
이제 전문대학원이 의학, 치의학, 법학 등 세 가지로 늘었다. 이제 의사나 법률전문가가 되려는 중고생은 전문대학원을 실질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이 중 의대와 치의대는 아직 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이 끝나지 않아 당분간 학부과정으로 입학할 기회가 남아 있지만, 이미 그 문은 현저히 좁아졌고 앞으로 더욱 좁아져 2010년대 초반이면 거의 100% 전문대학원으로 바뀔 전망이다.
전문대학원 진학을 고려할 때 가장 기초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두 가지 있다.
첫째로 학부과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4년간 감당해야 하므로, 재정 대책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교육비의 상승은 사실 전문대학원 정책의 가장 큰 실책이다).
둘째로 실패할 경우의 위험부담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대입에서는 첫해에 실패하면 재수나 삼수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전공으로 진학하게 된다. 재수나 삼수의 경험이 향후에 크게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전문대학원 입시는 첫해에 실패하면 다른 사회적 진출 기회를 잃은 채 기약 없는 재도전을 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되므로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을 고려한다면 어떤 학부 전공을 택하는 것이 좋을까? 입시과목을 고려해 보면 생물학이나 화학 관련 전공이 유리하다.
학부생을 선발해 집중적인 전문대학원 대비 교육을 시키는 대학도 있다. 경북대, 순천향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에서는 이른바 ‘프리-메드(pre-med) 코스’를 개설하고 신입생과 재학생 가운데 성적우수자를 선발해 운영하며, 고려대는 학부 3·4학년생을 대상으로 ‘의과학과정’을 운영한다. 인하대는 아예 독립된 학부과정으로 ‘기초의과학부’를 신설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과 관련해 내가 특히 추천해왔던 전공은 약학이다. 약학 전공과정에서는 생물학과 화학을 두루 다루고 특히 입시과목 가운데 변별력이 높은 유기화학 등을 충분히 자세히 배우기 때문이다.
입학에 실패한다 해도 약사 면허가 있기 때문에 재도전에 따르는 부담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런데 2009학년도부터 약대가 6년제로 전환되는 바람에 이런 장점이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학생은 약대를 나와 전문대학원 재수나 삼수를 하게 되면 병역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법학 전문대학원은 어떨까? 일단 법학 전문대학원이 신설된다고 해도 학부의 법학과가 다수 존속할 것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법학 전문대학원 준비코스’를 표방하고 신입생을 유치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법학 전문대학원의 설립 취지로 볼 때 다양한 소양의 사람들을 법률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비법학 전공자를 1/3 이상 선발한다’는 법규정이 적용되므로, 학부 전공이 다양한 학생들이 진학하게 될 것이다. 학문의 성격상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와 친화성이 있는 것으로 행정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을 들 수 있다. 논리적 사고에 강하다면 자연과학이나 공학 전공자도 도전해볼 만하다. 뜻밖의 변수는 철학이다. 대학에 따라 철학과의 수준과 분위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개중에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곳이 있다면 법학전문대학원 1차 시험(LEET)에 상당히 유리할 것이고, 사회철학·정치철학 등을 정교하게 가르친다면 2차 시험(면접)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범 그래텍(곰TV) 이사, EBS 강사
입학에 실패한다 해도 약사 면허가 있기 때문에 재도전에 따르는 부담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런데 2009학년도부터 약대가 6년제로 전환되는 바람에 이런 장점이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학생은 약대를 나와 전문대학원 재수나 삼수를 하게 되면 병역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법학 전문대학원은 어떨까? 일단 법학 전문대학원이 신설된다고 해도 학부의 법학과가 다수 존속할 것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들 중 일부는 ‘법학 전문대학원 준비코스’를 표방하고 신입생을 유치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법학 전문대학원의 설립 취지로 볼 때 다양한 소양의 사람들을 법률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비법학 전공자를 1/3 이상 선발한다’는 법규정이 적용되므로, 학부 전공이 다양한 학생들이 진학하게 될 것이다. 학문의 성격상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와 친화성이 있는 것으로 행정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을 들 수 있다. 논리적 사고에 강하다면 자연과학이나 공학 전공자도 도전해볼 만하다. 뜻밖의 변수는 철학이다. 대학에 따라 철학과의 수준과 분위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개중에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곳이 있다면 법학전문대학원 1차 시험(LEET)에 상당히 유리할 것이고, 사회철학·정치철학 등을 정교하게 가르친다면 2차 시험(면접)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범 그래텍(곰TV) 이사, EBS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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