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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직업체험학습’ 막연한 환상 대신 구체적 도움

등록 2008-04-13 17:12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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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뚜렷하지도 않고, 이러저러한 사람한테서 ‘여기 가라’, ‘저기 가라’ ‘저거 가면 돈 번다’ 등의 소리를 들으면서 제 꿈이 흐려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번 경험으로 왠지 모르게 꿈에 대해 용기가 생기고 자신이 생겼죠.”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잡스쿨(직업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의 참여후기다.

청소년들에게 직업 체험학습이 주는 효과는 “직접 체험해 보는 거니 책상머리 교육보다 효과가 좋겠지” 하는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다. 첫째, 직업 체험은 직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리고 진지한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청소년기에는 특히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직업들을 보고 막연한 동경을 하기 쉬운데 막상 그 분야 직업 체험을 해 보면 그 치열함에 놀라게 된다고 한다. 둘째, 직업 체험은 학생들이 상급학교 진학 및 직업 선택에 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제공한다. 성공적으로 도전과제를 마칠 수 있다고 스스로 믿는 마음가짐인 자기효능감은 진로와 관련된 의사결정 준비 정도를 높여준다.

이렇게 진로 결정에 대한 자신의 판단 기준을 정하게 되면 ‘직업 선택’이라는 과제를 쉽게, 주도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 추상적인 학과 선택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진학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담당자 말을 들어보면 직업 체험학습은 가까운 장래에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직업 관련 강의를 몇 십 시간 듣는 것보다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고 한다.

직업 체험은 추상적인 진로 선택의 틀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을 돕는다. 사진은 자동차 디자인 렌더링 작업 시연을 지켜보는 학생들. 이정아 기자
직업 체험은 추상적인 진로 선택의 틀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을 돕는다. 사진은 자동차 디자인 렌더링 작업 시연을 지켜보는 학생들. 이정아 기자
직업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대개 직업에 대한 맛보기를 하는 ‘잡 투어링’(job touring), 특정 직업인의 직장을 방문하여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그 직업의 특성을 살피는 ‘잡 섀도잉’(job shadowing) 그리고 해당 직업의 일부 과업을 직접 실습해 보는 ‘직업 경험’(job experience)으로 이어진다. 현재 공공 직업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는 고용지원센터 잡스쿨이 있고, 서울특별시 하자센터, 한국청소년재단 청소년 인턴십센터 등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는 직업체험 및 인턴십 프로그램을, 일부 중ㆍ고등학교와 대안학교에서도 창의적 재량시간을 이용해 직업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직업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프로그램 수가 적어 한정된 수의 학생들만 체험 기회를 갖고, 기업과 대학, 실시기관 3자 사이에 매끄러운 연결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험할 수 있는 직업 분야를 더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업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활용이 빈번해지면 빠른 개선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앉아서 조용히 진행되는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에 대해 고민해 온 많은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활용을 기대해 본다.

이로미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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