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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남자 아이도 ‘남자다움’ 고정관념서 풀어주자

등록 2008-04-27 16:42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진로교육 /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요즘같이 여풍(女風)이 거센 세상에 아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이 많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매일 혼나고 벌 서는 아이들도 거의 남자아이다. 또래 여학생들이 대체로 똑부러지는 데 비해 이 아이들은 늦되고, 산만하고, 야단맞을 줄 알면서도 스릴을 즐기며, 쓸데없는 호기심만 넘친다.

우리 문화는 남자아이들의 특성 가운데서 산만함, 호기심, 용감무쌍함 등 몇 가지를 추려낸 다음 그것을 ‘남성성’으로 이름 붙이고 ‘남자아이들은 어쩔 수 없어’ 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강한 남성의 이미지만을 예찬하면서 ‘남자는 눈물을 보여서는 안 돼’ 라는 식의 주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렇게 반쯤 생물학적이고 반쯤 문화적으로 정형화된 ‘남자’의 이미지가 남자아이들의 내면세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그 결과 남자아이들은 몰이해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 대영고 남학생들이 경기도 안성의 한국폴리텍여자대학 패션디자인과에서 옷 프린팅 실습을 하는 모습.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서울 영등포 대영고 남학생들이 경기도 안성의 한국폴리텍여자대학 패션디자인과에서 옷 프린팅 실습을 하는 모습.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아들 심리학>의 저자들은 정형화된 이미지가 남자아이들을 선입견의 희생자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해결 방법으로 ‘남자아이의 내면을 바라보라’고 제시한다. 진로지도의 측면에서 부모와 교사가 실천할 수 있는 ‘남자아이의 내면을 바라보기’는 어떤 것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다음과 같은 것을 실천할 수 있다.


우선 남자아이들로 하여금 많이 부딪히고 또한 실패하면서 몸으로 배우게 하자. 남아들은 구체적인 경험과 작업을 통해 배우는 경험학습(learning by doing)의 전문가다. 따라서 엉뚱하고도 산만한 본성을 억누르기보다는 드러내게 하면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남자아이들은 대체적으로 발달단계가 여자아이들과는 달라 또래 여자아이보다 표현력이 떨어질 때가 많으므로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인 후원을 해주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어 ‘너 뭐가 될래?’라고 물었을 때 처음부터 멋진 대답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을 들여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적 능력을 키우게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선생님은 학교가 어쩌면 여자아이들에게 좀더 호의적인 장소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산만하다고, 어리숙하다고 혼만 나는 곳이 학교라면 그곳에서 미래를 꿈꾸기는 힘들 것이다.

남성의 주류적 문화라는 것이 많은 남자아이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 역시 기억하자.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딸은 교사 직업이 최고이고 아들은 판검사를 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진로지도를 하고자 하는 부모와 교사가 우선적으로 넘어서야 할 인식 가운데 하나다. 내가 아는 한 엄마는 어려서부터 인형을 가지고 놀았고 중학생이 된 지금도 뜨개질을 하는 아들에 대해 웃으며 말하기를, ‘글쎄, 자기는 이 다음에 앙드레 김 같은 디자이너가 될 거라나요’라고 했다. 우리의 아들들이 좀더 행복하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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