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에게 곰보다 호랑이가 친숙한 이유는?

창의적 문제해결 연습 /

단군신화를 보면 환인의 아들인 환웅과 곰, 즉 웅녀의 혼인으로 단군 왕검이 탄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때 약속한 기일을 참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가 인간이 되지 못한 동물이 등장한다. 바로 호랑이다.

신화라는 게 워낙 상징성이 있어서 실제 곰과 호랑이라기보다는 이민족이었던 환웅 부족과 토착세력인 곰을 섬기는 부족이 연합해 조선을 건국했고 호랑이를 섬기는 부족은 대립하다가 밀려나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곰족은 점차 그 이름이 변하면서 ‘곰족-고족’으로 바뀌었고, 이후 부여에서 주몽이 오게 되면서 고족의 족장 딸인 소서노와 혼인하면서 ‘고구려’라는 국가 체계를 이루었다고 보고 있다. 호랑이를 섬기는 부족은 예족으로서 우리 민족의 근간인 예맥족 가운데 예족이라는 학설이 있다. 또 예족은 여진족의 선조쯤으로 여기고 있는데 실제 여진족의 고대 유물을 보면 호랑이를 섬겼다는 증거가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들던 의문은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 오른쪽 그림을 이용해 간단한 동화를 만들어보자.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곰이 인간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곰은 환웅과 결혼해 조선의 해를 품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좌절한 호랑이는 담배만 피우면서 점점 사나워졌다. 사나워진 호랑이는 어느새 친구들도 다 잃어버리고 외롭게 살았다. 그러나 토끼만큼은 호랑이 옆에서 묵묵히 호랑이의 담뱃불을 붙여주며 위로해주었다.

어느 날 토끼가 말했다.

“호랑아, 나도 이제 떠나야 해.”

“너도 내가 싫어졌구나.”

“아니야. 이제 달님에게 가려고 해. 그곳에서 해님보다

환하지는 않아도 따뜻하게 널 비춰줄게.”

그렇게 토끼는 달에 들어가 방아를 찧으며 호랑이에게 따뜻한 빛을 뿜어주었다. 하늘의 선택을 받아 해님을 품게 된 곰을 부러워하던 호랑이는 밝진 않지만 따뜻한 달빛을, 그리고 그 달빛을 나누어준 토끼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

토끼가 보내준 달빛을 온몸으로 받고자 했던 호랑이는 한반도의 땅이 되어 조선의 사람들을 떠받쳐 주었다. 씩씩하고 용맹한 호랑이 땅을 발판 삼아 달님 속의 옥토끼를 친구삼아 조선은 오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88 서울올림픽 때 조선의 사람들은 그동안 땅이 되어주었던 우리의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삼았다. 상모를 돌리면서 호랑이는 진심으로 행복해졌고 토끼는 환하게 웃으며 더 따뜻한 빛을 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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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 문제해결 연습 답안

1. 첫째, 호랑이는 일반적으로 동물의 왕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곰도 맹수이긴 하지만 호랑이에 비해 둔하고 우둔해 보이는 면이 있다. 아무래도 날렵해 보이고 강한 느낌의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인식됐을 것이다. 둘째, 지금이야 거의 멸종되었지만, ‘호환’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호랑이에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곰보다는 호랑이를 자주 겪었을 것이다. 또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이 영험함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호랑이를 영험한 동물로 인식해 호랑이 숭배 사상으로 나타났다. 셋째, 지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 민족의 조상인 예족이 섬긴 수호신이다. 이것으로 우리 조상이 오랜 옛날부터 호랑이를 숭배했음을 알 수 있다.

2. 오늘날의 사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이 시작된다고 할 정도로 서열화됐다. 선의의 경쟁과 그 속에서 일궈내는 1등도 물론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크게 하는 원동력이 돼 왔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1등을 하려 하고 더 좋은 지위만을 차지하려 하는 과열 경쟁 속에서 1등을 차지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좌절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해온 면이 많았던 것 같다. 곰에게서 밀려난 호랑이, 연약한 이미지의 토끼, 해보다 약한 달 등 결코 1등이라고 할 수 없는 무리들도 어우러져서 함께하는 사회가 진정으로 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아닐까 싶다.

3. 정답은 없다. 각자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단군신화에서는 동굴을 뛰쳐나간 것으로만 그려진 호랑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것이 좋겠다.

※ 매주 목요일 클래스온 누리집(www.class-on.com)에서는 문제 출제자가 직접 풀이한 동영상을 제공합니다. 문제에 대한 궁금한 점은 1644-0020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클래스온 대표강사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