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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나하나 짚어보는 습관 들여야

등록 2009-02-15 16:22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17. 주제 찾기 비결이 뭐야?(주제찾기)

18. 이리저리 재보고 쪼개보고 붙여보기(분석하기)

19. 갈등과 쟁점 찾기(책에서 문제의식 찾기)

얼마 전부터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문학의 숲을 거닐다> <명작에서 멘토를 만나다> <나의 고전 읽기> 등 명작을 해설해 놓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주로 문학자나 철학자가 대부분이지만 영화감독이나 작가,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명작에 대한 소견을 풀어놓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고전이나 명작을 읽는 까닭은 고전을 숭배하거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현재를 새롭게 읽기 위해서이니 명작을 읽을 때 주눅이 들어 섬기듯 읽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 작품 감상이 눈으로만 보아서 가능하던가. 작품 속으로 들어가 파헤치고 헤집어보고 까불러보지 않고서는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무언가를 느껴야만 감상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리저리 재보고 쪼개보고 붙여보는 과정을 통해 작품의 속살을 알아가는 것이 감상이다. 그러므로 분석하지 않고 깊이 감상할 수는 없다. 분석이라고 하면 지레 골치 아프게 여기는 사람이 있지만,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는 습관을 들이면 카페에 앉아서 드라마를 분석하며 수다를 떨 때처럼 재미가 있다.


대개 작품 분석은 작품을 쓴 작가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살피는 일에서 시작한다. 김만중(1637~1692)이 쓴 <사씨남정기>를 떠올려보자. 이 책을 읽을 때 17세기 조선 사회와 김만중의 삶을 작품과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고서 주인공 사씨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 또 주인공 사씨의 행동을 통해 당시 양반들이 생각하고 있던 이상적인 여성상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더 깊이 파고들면 왜 이런 여성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는지를 유교사상과 관련지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숙종 시대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둘러싼 정쟁과 연결지어 분석할 수도 있겠고.

작품을 분석하는 일은 엉켜 있는 실타래를 푸는 재미,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는 즐거움이 있다. 분석 작업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익숙하게 보았던 작품들도 어떤 눈으로 다시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분석해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춘향전>이나 <토끼전>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이다. 익숙한 것을 다른 맥락에서 새롭게 분석해봄으로써 창의성이 생성된다.

임성미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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